[산업 막전막후] 父 정신감정..다시 불붙은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

김정연 기자 2021. 8. 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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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주 산업계 막전막후 시간에 다룰 기업은 바로 한국타이어그룹입니다.

한동안 잠잠한 듯 보였던 이 회사의 형제간 경영권 다툼이 재차 불거지는 양상입니다.

최근 법원이 조양래 회장의 정신 상태를 진단할 병원을 지정했는데요.

진단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기존 경영권 승계 결정이 뒤바뀔 수 있어 재계 안팎의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김정연 라이브데스크가 한국타이어그룹의 경영권 분쟁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6월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은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에게 자신이 가진 그룹 지분 전부를 양도했습니다.

지분 42.9%를 갖게 된 조현범 사장은 한국앤컴퍼니 최대 주주로 올라섰습니다.

형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 등 형과 누나들 지분을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한 달 뒤, 조 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법원에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조 이사장은 조양래 회장이 건강하지 못한 정신 상태로 동생 조현범 사장에게 주식을 매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현식 부회장도 뒤이어 심판 참여 의사를 밝혔습니다.

올해 2월, 조현식 부회장이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직을 돌연 사임하면서 한국타이어 일가의 형제간 경영권 갈등은 일단락되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조양래 회장이 곧 정신 감정을 받게 되면서 이들의 경영 갈등은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랐습니다.

서울가정법원은 조희경 이사장의 청구를 받아들여지는 29일 조 회장의 정신을 감정할 기관으로 신촌세브란스병원을 지정했습니다.

조 회장의 정신에 문제가 있다는 감정 결과가 나와 재판부가 성년후견을 개시할 경우 조양래 회장과 조현범 사장 간 지분 매매가 무효화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조 회장의 구체적인 감정 일정 등은 추후 정해질 예정입니다.

[앵커]

이번 이슈 좀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형과 누나들이 막내 조현범 사장의 경영권 확대에 잇따라 반발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조현범 사장의 오너리스크 때문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로도 잘 알려진 조현범 사장은 지난해 11월 협력업체 금품 수수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조 사장은 또 지주회사 사명을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바꿨다가 지난해 중소기업 한국테크놀로지와 소송전을 치렀고, 패소했습니다.

이에 대해 지난해 조양래 회장은 조현범 사장이 15년간 좋은 경영 성과를 만들었다며 주식량도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앵커]

만약 법원이 조 회장의 정신 감정 결과에 따라 성년후견을 개시하거나 기각하면 어떻게 되나요?

[기자]

성년후견이란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에게 후견인을 정해 중요한 사항을 결정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조 회장의 정신이 건강하다는 결과가 나와 성년후견이 기각될 경우 경영 분쟁은 완전히 종식될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조 회장의 정신에 문제가 있다는 결과가 나오면 성년후견이 개시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이렇게 되면 감정 청구인인 조희경 이사장이 조양래 회장과 조현범 사장 간의 지분 매각을 무효화 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조 이사장이 승소할 경우 조현범 사장의 그룹 지분 일부가 다시 반납될 가능성도 있는 겁니다.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승소 가능성도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도진 /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 (조양래 회장의) 정신 감정상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바로 조양래 회장이 조현범 사장한테 지분 양도한 게 취소되는 것은 아니고, 주식 양도가 쉽게 취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그런데 성년후견 심판이 청구된 지 1년이 넘었는데 법원은 왜 이제야 병원을 지정한 겁니까?

[기자]

앞서 법원은 지난 5월 국립정신건강센터에 조 회장의 정신 감정을 의뢰했습니다.

하지만 감정 청구인인 조희경 이사장이 분당서울대병원으로 기관 변경을 요구했고요.

이런 가운데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코로나19 전담 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절차가 다소 지연됐습니다.

[업계 관계자 (음성변조) : 상반기 안에 (판결이) 나올 거로 예상했는데 각 병원에서 코로나랑 이런 것 때문에 거절을 좀 했었던 것 같고요. 신촌세브란스에서는 답변은 아직 없는 거로….]

[앵커]

조 회장의 정신 감정은 언제 이뤄지나요?

[기자]

아직 감정 기관이 확정되지 않아 구체적인 일정은 추후 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로 다소 지연될 수 있지만, 업계에서는 감정기관이 정해져 진행되면 늦어도 올해 안에는 1차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고령의 아버지가 둘째 아들에게만 경영권을 물려줄 때만 해도 후폭풍이 이리 클 줄 몰랐을 겁니다.

온전한 정신 상태에서 이뤄진 경영권 승계인지 아닌지는 지정 병원의 정신 감정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겠군요.

결과 나오면 다시 한번 짚어주시죠.

김정연 라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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