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모두가 미담제조기" 참신·솔직한 최재형식 출마선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감사원장직에서 물러난 지 37일 만이자 국민의힘에 입당한 지 20일 만이다.
그는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서 직무를 수행하려고 했다"며 "하지만 벽에 부딪혔다. 그 벽은 '권력의 단맛에 취한' 지금의 정권이었다"고 꼬집었다. 또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시스템의 파괴,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공격과 시장 경제 원리의 훼손을 막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대선 출마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한 역공인 셈이다. 좋은 평판을 받는 감사원장으로 남기보다 비난을 감수하고 대한민국을 위해 몸을 던질 것을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미래 비전과 관련해선 청년 세대에 방점을 찍었다. 최 전 원장은 "젊은이들의 좌절을 희망으로 바꾸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불합리한 규제를 제거해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탈원전 등 국가 에너지 정책의 전면 재검토도 약속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자력발전 정책에 반발하며 정부와 각을 세운 바 있다. 이밖에 시장경제 원리의 작동, 공교육 정상화, 사회안전망 정비와 연급제도 개혁 의지도 밝혔다. 강력한 안보와 당당한 외교 추진도 천명했다.
부동산과 관련해선 "문재인 정부가 이념적으로 부동산 정책을 밀어붙인 것이 지금의 지옥을 만들어 낸 원인"이라며 "간단히 말하면 이 정부가 하는 것과 반대로 하면 부동산 문제를 풀 수 있다"고 했다. 부동산 공급을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로 하며 양도세·보유세 등 과도한 세 부담을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등록임대사업자 규제 완화로 부동산 임대 시장 공급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과도한 기업 규제를 철폐하겠단 의지도 밝혔다. 특히 "중대 재해에 관한 법률은 과도하게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책임의 범위를 확장하는 법률"이라고 했다. 한미연합훈련 정상화도 촉구했다. 그는 "북한 김여정 발언의 의해 (한미 연합훈련이) 연기·중단돼야 하는지 저는 이해를 할 수 없다. 안보의 주체는 우리"라고 강조했다.
젠더 갈등 해결 방안으론 "남성이나 여성이나 모두 서로 받아들일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고 공정하게 경쟁하는 시스템을 만들도록 정부가 노력해야 된다"고 했다. '건강하지 못한 페미니즘이 이성 교제를 막는다'는 윤 전 총장 발언에 대해선 "(윤 전 총장의) 진위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출마선언은 안정감이 느껴졌는데 외교, 경제 등 특정 분야에서 부족함이 느껴진 건 사실"이라며 "임기응변으로 넘기지 않고 솔직하게 모자라다 인정하는 것은 미덕이기도 하지만 정치인으로 약점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애국가를 부르는 모습에서 대선에 출마하는 마음가짐이 느껴졌다"며 "출마선언에 보수 정당이 지향하는 가치가 잘 정리된 느낌이라 구체적인 정책공약과 캠페인이 기대된다"고 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국정비전을 충실히 담으려 애썼지만 다소 원론적인 수준에 그친 것은 아쉽다"며 "윤석열 전 총장과 달리 구설수를 유발할 가능성은 희박한데 아직 정책적인 준비가 덜 된 점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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