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브릿지] 게임화와 메타버스

이창희 2021. 8. 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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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만 장자가 되는 최선의 방법은 10억 명의 사람들을 돕는 것이다. 「 피터 디아만디스 」

1972년 11월 29일 미국의 아타리는 퐁이라는 원초적 형태의 대전 게임을 출시한다. 게임 상용화의 원조에 가까운 이 게임은 사람과 사람 간의 플레이만 가능하기에 오락실이 없던 당시로서는 술집과 같은 장소에 주로 설치되었다. 그리고 내년이면 벌써 이런 게임이 등장한지 50년이 된다.

이처럼 게임이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온 지 이미 50년이 지났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게임들이 세계 각지의 사람들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져 개발되고 서비스되며 대중화의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2021년 지금의 대한민국에서는 아직도 게임이 최첨단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수십 년에 걸쳐 쌓인 게임산업의 노하우가 게이미피케이션, 한국말로 게임화라는 형태로 수많은 이종산업에서 여러 형태의 수많은 시너지를 창출 중이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개개인에게 게임화 된 경험의 제공이 용이해진 측면도 있지만 트렌드가 끝없이 변하는 부분도 크다.

트렌드가 변하는 부분은 시대가 항상 새로움을 찾기 때문이고 그 과정에서 공감이 자연스럽게 확산되기 때문이다. 지금 시대의 새로운 공감 요소가 게임이라는 부분은 게임산업 자체의 산업적인 발전도 있지만 앞에서 언급한 이종산업 간의 교류와 e스포츠의 발전, 비대면의 확산이 주요했다.

주류로 부상하기 시작한 메타버스의 트렌드도 그 교차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도 세컨드라이프를 비롯한 수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시대를 너무 앞서간 부분이 있다고 본다. 게임산업이 언제나 새로움을 추구하는 점, 게임 인구의 대중화 비대면 필요성의 확산이 판을 뒤집었다.

한국지사 설립을 발표한 로블록스부터 청소년 이용불가 이슈로 논란이 되고 있는 마인크래프트, 한국의 네이버가 로블록스를 바탕으로 한창 카피캣 전략을 취하고 있는 제페토, SK에서 급조한 이프랜드까지 메타버스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게임과 같은 형태의 새로운 도전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국면에서 한창 진행 중인 사회적인 비대면 기조는 메타버스 관련 산업에 기름을 붓고 있다. 메타버스의 가상공간에 부동산 거래를 위한 코인도 등장했으며, 하나, 우리, KB 등 국내 대형은행들이 메타버스 사무실을 개설했고 AI(인공지능) 은행원을 만들었다. 젊은 층에 더 폭발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젊은 층에 더 폭발력을 갖는 이유는 이들이 기존 세대들과는 다르게 이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넘어 모바일 환경에서 인생을 시작한 세대들이기 때문이다.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 분야 또한 메타버스 관련 산업들의 새로운 각축장이 되고 있다. 애플과 페이스북이 조용히 돈을 쏟아붓고 있다.

메타버스는 사람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특수 사례이긴 하지만 좁은 공간에 갇혀있는 소들에게 VR(가상현실) 기기를 장착하고 마치 초원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형태의 서비스도 개발 중이며, 단순 가상세계가 아닌 현실과 연계된 롯데건설과 직방이 추진 중인 메타버스 부동산 서비스 사례도 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모든 사례가 그리고 심지어 미국에서 서비스 중인 로블록스와 같은 시장 지배자적인 서비스도 아직 제대로 된 게임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의 펠로톤이나 한국의 야나두피트니스가 서비스 중인 야핏과 같은 서비스에 게임화가 더 온전하게 진행되어 있다.

지금의 메타버스는 이미 멸망한 싸이월드나 세컨드라이프 수준 이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과거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 산업과 더 촘촘한 연계가 필요하며 이용과정과 목적성 그리고 메타버스 환경에서의 노동자를 위한 게임화가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수 많은 메타버스의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유지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메타버스가 살아남는다면 각 메타버스 간의 차별성이 새로운 이슈로 대두될 것이다. 가상 공간에서의 생김새만 다른 것이 아닌 게임화된 메타버스로서의 가치가 부여되는 수많은 차별 점이 필요하다.

게임화된 메타버스가 궁극적 목표로 삼아야 할 지점은 자본의 목표에서 한발 더 나가야 한다. 인류의 삶을 행복이라는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포괄적으로 분석해 지금까지의 역사에서 만들어보지 못한 유토피아를 게임화로 느끼게 해야 한다. 게임화를 통해 차별화가 메타버스를 만들어야 한다.

글쓴이 : 석주원 한국게임화연구원 소장

[게임 브릿지: G-Bridge]는 게임인들의 외고로 꾸며지는 코너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코너에 게재를 원하거나 의견을 개진하실 게임인은 run@mkinternet.com으로 보내 주시면 됩니다. 이번 글은 석주원 한국게임화연구원 소장이 보내 주셨습니다.

[이창희 게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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