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뺀 게임 기사 재송고..中 기관 입장 갈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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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을 '전자마약'이자 '정신적 아편'이라고 칭한 중국 관영매체 기사가 돌연 사라졌다가 민감한 용어가 삭제된 기사로 다시 등장해 그 배후에 관심이 쏠린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관영매체 기사 삭제와 수정 재송고 등 일련의 상황에 대해 "기관마다 게임을 둘러싼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며 "이번엔 게임을 아편이라고 했지만, 차이나조이(중국 최대 게임쇼)를 종합예술이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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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기사 삭제 뒤 민감한 단어 제외하고 재송고
자매지서 같은 내용 기사 올라오기도
"기관마다 게임 둘러싼 입장 다를 수 있어"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전날 온라인게임 중독의 심각성을 거론하고 규제를 촉구했던 경제참고보 기사가 국내외 게임 주식시장을 출렁이게 했다. ‘정신적 아편이 수천억 산업으로 성장했다’는 제목의 기사로 미성년자가 과도하게 게임을 즐겨 우려가 크다는 내용이었다. 이날 텐센트가 청소년의 게임 이용시간을 줄이는 등 자율 게임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기관의 입으로 통하는 관영매체의 기사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일본 넥슨의 시가총액이 1조원 가량 증발했다가 하루 지나 소폭 회복했다. 넥슨은 해당 기사에 여러 번 언급된 텐센트게임즈가 현지 서비스하는 ‘던전앤파이터’ 개발사 네오플을 거느리고 있다. 넥슨이 벌어들이는 던전앤파이터 매출은 한해 1조원이 넘는다.
여기까지는 고강도 게임 규제책을 이어온 중국 정부의 일관된 움직임으로 볼 수 있으나, 파급력을 동반한 기사가 갑자기 사라졌다는 점에서 의문점을 자아냈다. 그러다 당일 저녁 ‘정신적 아편’을 제외하고 ‘수천억 사업으로 성장했다’는 수정된 제목으로 기사가 올라왔다. 경제참고보 자매지 신화사에도 같은 내용으로 기사가 올라왔다. 여기에서도 전자마약 등 단어는 빠졌다.
이를 두고 업계 관측이 분분하다. 일각에선 “파급력이 커서 일부 용어만 제외한 것 아니겠냐”는 추정도 있고 신화사에서 같은 내용의 기사가 올라왔다는 점을 미뤄 “관영매체마다 기관이 달라, 그들 간 알력 다툼이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업계 분석은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게임유통권) 발급을 4년째 중단하는 등 예상치 못한 이면 규제를 진행 중인 중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사실상 ‘설’ 정도에 그치는 상황이다. 최근 1~2종 한국 게임이 판호를 발급받자 “규제가 서서히 풀릴 것”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기대하지 않는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관영매체 기사 삭제와 수정 재송고 등 일련의 상황에 대해 “기관마다 게임을 둘러싼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며 “이번엔 게임을 아편이라고 했지만, 차이나조이(중국 최대 게임쇼)를 종합예술이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 “기사가 다시 올라온 것은 민감한 단어는 빼는 정도로 얘기가 되지 않았을까”라고 짚었다.
이대호 (ldhd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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