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군, 국민 신뢰 잃어..심기일전하라" [종합]

서욱 국방장관 등 주요 지휘관으로부터 국방현안 보고
"폭염기준 온도 근접한 경우 훈련 보류 검토해야"
"청해부대, 국민 큰 심려끼쳐..부대원 사기저하는 안 돼"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군 주요 지휘관 보고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우리 군이 “근래 몇 가지 사건으로 인해 국민의 신뢰를 잃고 큰 위기를 맞게 됐다”며 “절치부심하고 심기일전해서 분위기를 일신하고 신뢰받는 군으로 거듭나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군 주요지휘관으로부터 국방 현안에 대해 보고를 받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자리에는 서욱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 육·해·공군 참모총장, 해병대사령관 등이 모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폭염에 대비한 훈련 매뉴얼이 제대로 실행되게끔 잘 챙기라”면서 “야외 훈련이 가능한 온도라도 폭염 기준 온도에 근접한 경우는 훈련을 보류하거나 일정 규모 이상의 훈련 때에는 응급 상황에 대비해 신속하게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며, 폭염 시 필수 경계업무도 꼼꼼히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폭염기간 안정적 장병관리’에 관한 서 장관의 보고에 대한 지시사항이었다.

현재 군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비를 위한 장병들의 백신 1차 접종률은 93.6%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 장관은 오는 6일까지 2차 접종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요양병원 등을 제외하고는 군이 최초의 집단면역 달성 사례가 되므로 일반 국민이 집단면역에 도달할 때 군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코로나 확진 논란이 불거졌던 청해부대 장병들의 사기 진작도 강조했다. 서 장관은 ‘청해부대 후속 조치 및 해외 파병 부대 방역대책’ 보고에서 해외 파병 부대 장병 1015명 중 95%는 예방접종을 마쳤고, 백신 미접종자도 PCR검사 결과 전원 음성으로 추후 해외 파병인원은 백신 접종자에 한해 선발하겠다고 보고했다.

최신형 PCR 검사장비의 신규 보급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청해부대는 현지에서 우리 국민과 상선 안전에 대한 작전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온 만큼 부대원들의 사기가 저하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군 주요 지휘관 보고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공군 성폭력 피해 부사관 사건과 관련한 보고도 있었다. 서 장관은 성범죄 피해자 2차 가해를 방지하기 위해 군내 성폭력 전담조직을 강화하겠다고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공군 성폭력 사건은 국민에게 큰 충격을 준 심각한 사건으로, 사전에 막지 못했을 뿐 아니라 허위 보고와 은폐, 부실 보고 등 사후 대응도 문제가 많았다”면서 “기존에도 성폭력대책이 있었지만 더욱 강도 높고 철저한 대책을 마련하여 근원적으로 문제를 바로잡는 계기로 삼으라”고 밝혔다. 이어 “공군은 환골탈태해 ‘국민 속의 군대’ ‘국민의 신뢰를 받는 군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내 병영문화 개선과 관련해서는 장병 급식 체계와 조리 여건 개선, 피복 체계 개선 등에 대한 노력을 당부했다. 또 군 사법제도 개혁을 위해 과감할 발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외에도 미래 과학 및 산업기술 발전을 위해 국방부의 과학 역량을 높이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유관 부처와의 협업을 확대하라고 당부했다.

munja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