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공군 성폭력 사건'에 "심각한 사건..국민 신뢰받는 군대로 거듭나야"
[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최근 청해부대 코로나19 집단감염과 공군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절치부심하고 심기일전해서 분위기를 일신하고 신뢰받는 군으로 거듭나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군 주요지휘관으로부터 국방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우리 군이 본연의 영역인 안보와 국방에서는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 없이 한반도 평화를 유지해 왔고, 자연재해나 코로나 상황에서도 많은 역할을 해왔지만, 근래 몇 가지 사건으로 인해 국민들의 신뢰를 잃고 큰 위기를 맞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 자리에는 서욱 국방부 장관, 남영신 육군참모총장,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박인호 공군참모총장, 김태성 해병대 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공군 성폭력 피해자 사망사건, 청해부대 34진의 코로나19 감염 등이 발생했고, 코로나19와 폭염 상황에서 군 장병의 안전이 각별히 요구되는 상황인 만큼 관련한 국방 현안을 점검하고 당부하기 위해 마련한 일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청해부대 코로나19 집단감염과 관련해 “국민들께 큰 심려를 끼쳤지만 청해부대는 현지에서 우리 국민과 상선 안전에 대한 작전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온 만큼 부대원들의 사기가 저하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공군 성폭력 피해 부사관 사망사건에 대해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준 심각한 사건”이라며 “사전에 막지 못했을 뿐 아니라 허위보고와 은폐, 부실보고 등 사후 대응도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에도 성폭력 대책이 있었지만 더욱 강도 높고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 근원적으로 문제를 바로잡는 계기로 삼으라”며 “공군은 환골탈태해 ‘국민 속의 군대’ ‘국민의 신뢰를 받는 군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장관은 현재 해외 파병 부대 장병 1015명 중 95%는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마쳤고, 백신 미접종자도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전원 음성이 나왔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추후 해외 파병 인원은 백신 접종자에 한해 선발할 것”이라며 “최신형 PCR 검사장비의 신규 보급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또한 “군 성폭력 전담조직을 강화해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방지하겠다”며 “성범죄 피해자 보호장치를 마련하고, 군 교정시설 실태를 점검해 개선하겠다”고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병영문화 개선과 관련해 “우리 정부 출범 이후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 전면 시행, 병 봉급 인상, 군 의료체계 개선, 영창제도 폐지 등 많은 개혁을 해왔다”며 “앞으로도 장병 급식체계와 조리 여건 개선, 피복체계 개선, 생활관 및 취사식당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군 사법제도 개혁과 관련해 “혁신적이고 과감한 발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폭염기간 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군 훈련시 유의할 것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야외 훈련이 가능한 온도라도 폭염 기준 온도에 근접한 경우는 훈련을 보류하거나 일정 규모 이상의 훈련 때에는 응급상황에 대비해 신속하게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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