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욕적 단어 '아편'까지 동원해 저격 당한 中 텐센트..주가 반토막 나자 '복종' 선언

베이징=김남희 특파원 2021. 8. 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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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게임·소셜미디어 회사 텐센트(텅쉰)가 "온라인 게임은 정신적 아편"이라고 한 관영 매체의 지적에 낲작 엎드렸다.

그러나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까지 온라인 게임 때리기에 가세하면서 텐센트를 비롯한 중국 게임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왕자영요는 3일 오전 중국 정부 공식 관영 매체 신화사 산하 경제참고보가 온라인 게임을 비판하는 기사에서 콕 집어 저격한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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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영 경제참고보 "온라인 게임은 정신적 아편"이라며 텐센트 비판
아편전쟁 패배한 역사적 민감성 의식한 듯, 이후 기사서 '아편' 삭제
텐센트 주가 올 들어 반토막..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때리기 가세
마화텅(포니 마) 텐센트 최고경영자. /블룸버그

중국 최대 게임·소셜미디어 회사 텐센트(텅쉰)가 “온라인 게임은 정신적 아편”이라고 한 관영 매체의 지적에 낲작 엎드렸다. 주가가 올해 최저치로 폭락한 후다.

텐센트는 미성년자의 게임 허용 시간을 줄이는 등 제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까지 온라인 게임 때리기에 가세하면서 텐센트를 비롯한 중국 게임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빅테크(인터넷 기술 대기업) 억압의 다음 목표물이 온라인 게임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텐센트는 3일 오후 12세 미만 어린이와 미성년자의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추가 조치를 발표했다. 우선 12세 미만 어린이는 게임 중 유료 결제를 할 수 없다. 또 미성년자의 게임 가능 시간은 비휴일엔 1시간 30분에서 1시간으로, 휴일엔 3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어든다. 중국 최고 인기 게임인 왕자영요(Honor of Kings)부터 새 제한 조치가 적용된다.

왕자영요는 3일 오전 중국 정부 공식 관영 매체 신화사 산하 경제참고보가 온라인 게임을 비판하는 기사에서 콕 집어 저격한 게임이다. 경제참고보는 “현재 미성년자의 인터넷 몰입 현상이 보편적이며, 온라인 게임은 미성년자의 건강한 성장에 과소평가할 수 없는 영향을 야기한다”며 온라인 게임을 ‘정신적 아편’ ‘전자 독물’이라 불렀다.

그러면서 중국 게임 시장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텐센트와 이 회사의 대표 게임 왕자영요를 비판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하루에 한 번이라도 왕자영요 게임을 한 사용자 수는 평균 1억 명을 넘어섰다. 이 매체는 “왕자영요 게임은 바이러스식 전파와 복제할 수 없는 게이머 점성을 얻었으며, 하루 8시간 이 게임을 하는 학생도 있다”고 했다.

중국 텐센트 본사. /텐센트

관영 매체의 비판은 중국 당국이 게임 산업 규제를 강화할 것이란 신호로 해석됐다. 투자자들이 게임주 매도에 나서며 텐센트·넷이즈(왕이) 등 게임 회사 주가가 급락했다.

텐센트 주가는 이날 홍콩증권거래소에서 장중 10% 넘게 급락했다가, 하락폭을 줄여 6%대 내린 446.00홍콩달러로 마감했다. 연중 최저치다. 텐센트 주가는 올해 최고치였던 1월 25일(766.50홍콩달러) 대비 41% 하락한 상태다.

장중 주가 하락폭이 줄어든 것은 경제참고보의 해당 기사가 웹사이트에서 잠시 사라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중국 정부가 해당 기사 삭제를 지시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얼마 후 해당 기사는 ‘정신적 아편’이란 표현을 지운 채 웹사이트에 다시 올라왔다.

중국에서 아편은 역사적으로 민감한 주제다. 중국(청나라)은 1842년 영국과의 아편전쟁에서 패해 불평등조약인 난징조약을 맺고 영국에 홍콩을 넘겼다. 중국 교과서는 1842년을 중국 근·현대사에서 가장 치욕적인 해로 기록한다.

텐센트의 ‘복종’ 행보로 일단락되는 듯했던 상황은 4일 공산당 산하 인민일보가 “인터넷의 위험으로부터 미성년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칼럼을 실으며 재점화됐다. 해당 칼럼은 특히 “일부 온라인 게임과 인터넷 방송은 미성년자의 신체·정신 건강을 해치는 음란물과 폭력 등으로 가득하다”고 했다.

최근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 강화 속에 텐센트의 주요 사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텐센트가 추진한 중국 게임 스트리밍 사이트 후야(Huya)와 더우위(Douyu)의 합병이 무산됐다. 텐센트는 후야 지분 36.9%를 가진 최대주주이고, 더우위 지분도 3분의 1 이상 보유 중이다. 중국 당국은 후야와 더우위가 합병하면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해 시장 독점이 발생한다고 제동을 걸었다. 텐센트는 또 세계 주요 음반 회사와 체결한 독점 라이선싱 계약을 포기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정부 규제 이행을 이유로 중국 최대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웨이신)의 신규 사용자 가입을 중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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