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行 티켓'인 줄 알았는데..美로스쿨, 이젠 '빚더미行 티켓'

방성훈 2021. 8. 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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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인생의 성공을 위한 티켓이 아니다. 빚더미행 티켓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쿨에 대해 "(변호사) 급여는 정체된 반면 학비와 생활비 등은 올랐다. 로스쿨을 졸업하더라도 고임금 직업을 얻기는 힘들고, 수년 간 6자리 학자금 대출금을 갚아나가야 한다"며 이같은 평가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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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100대 로스쿨, 졸업 2년후 평균 연봉 6800만원
학자금대출 잔액은 평균 1.8억원..연봉 3배
졸업후 고액연봉 기대하지만..상위 극소수 불과
"급여는 10년 전과 같은데, 임금 빼고 다 올라"
하버드대학교 캠퍼스 전경. (사진=하버드대학교 홈페이지)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더 이상 인생의 성공을 위한 티켓이 아니다. 빚더미행 티켓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쿨에 대해 “(변호사) 급여는 정체된 반면 학비와 생활비 등은 올랐다. 로스쿨을 졸업하더라도 고임금 직업을 얻기는 힘들고, 수년 간 6자리 학자금 대출금을 갚아나가야 한다”며 이같은 평가를 내놨다.

WSJ이 2015년 로스쿨을 졸업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US뉴스 앤드 리포트(News & World Report) 선정 상위 100개 로스쿨의 남아 있는 학자금 대출금 중간값은 17만 5000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로스쿨을 졸업한 뒤 2년 뒤 받는 평균 연봉은 3분의 1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곳 중 마이애미대학 로스쿨이 학자금 대출금 잔액(16만 3000달러·약 1억 8700만원)과 졸업 2년 후 연봉(5만 9000달러·약 6800만원) 간 격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위 30개 로스쿨로 범위를 좁혀도 학자금 대출 잔액이 졸업 후 받는 연봉보다 많았다.

2016년 마이애미대 로스쿨을 졸업한 딜런 보이그리스는 “25만달러 대출에 서명하기 전까지 직장이나 인생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했다. 졸업 후에는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줄 알았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로스쿨을 졸업하더라도 빚에 시달리게 되는 주된 원인으로는 지난 20년 동안 로스쿨 출신 인력의 임금 인상률이 인플레이션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19년 로스쿨을 졸업한 경우 이듬해 평균 7만 2500달러(약 8300만원)의 연봉을 받았는데, 이는 지난 2009년 갓 로스쿨을 졸업한 뒤 받은 연봉과 같은 수준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대학마다 로스쿨 졸업생들에게 특정 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알선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부 대학은 영화나 연극 등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분야 진출을 도와주고 있다.

하지만 WSJ이 200여개 프로그램에 대한 미 교육부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하버드, 스탠포드, 펜실베이니아 등 12개 대학의 로스쿨만이 졸업 후 2년 동안 대출금보다 많은 연봉을 지급했다.

조지 워싱턴대 등 일부 대학 로스쿨 졸업생들은 공공기관이나 정부 등에 취업해 민간기업인 로펌보다 더 적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일부 졸업생들은 빚을 갚기 위해 더 많은 대출을 받게 되는 ‘빚의 악순환 고리’에 빠지기도 했다.

아울러 최근엔 등록금, 수수료, 생활비까지 빌릴 수 있는 일부 연방정부 대출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 때문에 학자금을 크게 웃도는 돈을 빌리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 진단이다.

WSJ은 미국 변호사 초임 임금은 일반적으로 공공서비스 및 소규모 회사의 경우 4만5000~7만5000달러, 대기업은 약 19만달러이며 대형 로펌에서 경험을 쌓아야 25만달러 이상을 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신규직 절반 이상이 상위 20위권 내 로스쿨 졸업생에 쏠려 있다고 덧붙였다.

앤서니 알피에리 마이애미 법학과 교수는 “로스쿨은 (학과를) 유지하기 위해 일종의 마법과 같은 사고, 졸업 후 6자리 급여(10만달러 이상)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잔인한 낙관주의를 조장하고 있다”며 “현실은 고액 연봉은 성적이 가장 좋은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라고 지적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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