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함과 나약함이 공존하는 '인간 안중근' 보여줄 것"

나윤석 기자 2021. 8. 4. 14: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의사(義士)라도 힘들고 괴로워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지 않았을까요. 강함과 나약함이 공존하는 '인간 안중근'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광복절을 맞아 13~15일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지는 창작발레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으로 관객과 만나는 이동탁(33)과 김지영(43)의 말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의 주역 무용수인 이동탁과 김지영이 서울 예술의전당 연습실에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제공

광복절 맞아 창작발레 ‘안중근’ 공연… 두 주인공 이동탁·김지영

“몸짓으로만 감정 표현하기에

우리가 상상력 가미할 여지 많아

아내는 安의사에게 아픈 손가락

‘이별의 듀엣’ 가장 마음에 남아”

“대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의사(義士)라도 힘들고 괴로워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지 않았을까요. 강함과 나약함이 공존하는 ‘인간 안중근’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광복절을 맞아 13~15일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지는 창작발레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으로 관객과 만나는 이동탁(33)과 김지영(43)의 말이다. 안중근 역을 맡은 이동탁은 유니버설발레단의 간판 수석무용수이며, 안중근의 아내 김아려를 연기한 김지영은 국립발레단 전 수석무용수이자 ‘영원한 프리마 발레리나’로 유명하다.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은 201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작지원 선정작으로 M발레단이 초연한 작품을 새 단장했다. 안중근 의사의 “대한 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라는 유언을 모티브로 삼았다. 초연 때보다 의병부대 전투 장면과 하얼빈(哈爾濱) 의거 장면을 대폭 늘려 한층 웅장하고 역동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지난 3일 오후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이동탁과 김지영은 “대사와 노랫말이 있는 영화·뮤지컬과 달리 발레는 몸짓으로 감정을 표현하기에 실존인물임에도 배우의 ‘상상력’을 가미할 여지가 많았다”고 했다. 실제 역사의 틈새를 비집는 상상력으로 찾은 ‘포인트’가 바로 인간 안중근의 면모다. 김지영은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가 ‘아들아, 사명감을 갖고 나라를 구하라’고 독려한다면, 김아려는 자식을 둔 엄마로서 ‘남편이 잘못되면 어쩌나…’하고 전전긍긍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며 “아마도 안중근 의사에겐 김아려가 늘 눈에 밟히는 ‘아픈 손가락’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탁도 연습을 거듭하며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독립군 동지들과 있을 땐 한껏 강한 척을 하다가도 선배(김지영)와 ‘파드되(2인무)’를 추면 아내를 사랑하는 로맨티스트로 돌아오는 듯한 기분이었다”고 했다.

두 사람은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으로 에필로그의 ‘파드되’를 꼽았다. 뤼순(旅順)감옥에 투옥된 안중근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 전 아내를 만나는 대목이다. 두 사람이 실제로는 감옥에서 마주한 적이 없으나 허구적 상상력으로 창조한 장면이다. “안중근과 아내는 만나지 못해도 마지막 순간까지 편지를 주고받았어요. 결말에 나오는 ‘이별의 듀엣’은 이제라도 두 사람을 만나게 해주고 싶은 제작진의 바람일 수도 있고, 각자의 꿈속에서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장면일 수도 있어요.”

이번 공연에는 이동탁·김지영 외에 발레리노 윤전일, 박예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순정 전 국립발레단 무용수 등이 참여한다. 안무는 ‘왕자호동’ ‘오월바람’ 등으로 잘 알려진 문병남이 맡았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