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박찬호 KBS 해설위원의 투구 철학, "투수는 공격하는 자리입니다!"

김도환 입력 2021. 8. 4. 14:07 수정 2021. 8. 4. 14:1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찬호 해설위원, "야구에서 투수는 공격하는 위치, 타자가 방어하게 해야 한다!"
메이저리그 124승 투수에서 KBS 마이크 잡아 '공격적인 투구 철학, 시청자들에게 친절하게 설명'
이광용 캐스터 "메이저리그 개척자, 박찬호는 이제 투머치 토커 아닌 유쾌한 굿 머치 토커"
올림픽 시청률 1위 '박찬호-이광용 명품 콤비' 오늘 저녁 7시 한일전 KBS 2TV 도쿄 현지 중계
박찬호 해설위원이 한일전을 이기려는 한국 야구 대표팀의 열정이 KBS 스튜디오까지 전달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하고 있다.

이광용 캐스터 : 대한민국 투수들! 초구 스트라이크는 투수도 안정! 더그아웃도 안정! 중계진도 안정! 야구팬도 안정시켜 주네요.

박찬호 해설위원 : 야구에서 투수도 공격하는 겁니다. 공격해야죠.
계속해서 우리 대한민국 투수들!
공격적으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넣고 타자가 방어하게 해야 합니다.

메이저리그 124승에 빛나는 박찬호가 빅리그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투구 철학을 안방에 전달하며 야구 해설위원으로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미 이스라엘과의 1차전에서 이광용 캐스터의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진행 아래 "LA 시절 이야기 시작하면 길어지는데…" 라며 재치있는 입담을 과시한 박찬호!

시간이 갈수록 적절한 설명과 비유를 통해 시청자들을 야구의 재미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도쿄에 있는 KBS 스튜디오에서 만난 박찬호 해설위원은 “야구에서 투수야말로 공격하는 위치에 있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쉽게 풀이하자면 예전에는 도망가는 투구를 하지 말라고 했다. 변화구로 시작하다가 볼, 볼 할 수도 있는 자리가 투수였다. 이제 투수들은 마음가짐부터 다르게 시작해야 한다. 초구부터 과감하게 스트라이크를 잡아야 한다. 타자가 방어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연 설명을 하겠다는 손짓을 취한 박찬호 위원은 마운드도 언급했다.

박찬호 위원은 “야구장에서 마운드는 다른 곳보다 높은 곳에 있다. 투수들은 그만큼 높은 곳에 있는 마운드 위에서 밑으로 내리꽂아서 던져야 한다. "고 말하며 투수와 타자의 대조적인 시점도 덧붙였다.

"투수는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던질수 있는 위치에 있다. 반면, 타자는 자기가 기다리는 곳으로 투수의 공이 안 올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타자보다 오히려 투수가 공격할 수 있는 자리다. ”라고 설명했다.

초구부터 공격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말은 프로 골퍼에 대한 야심찬 도전 이후 했던 박찬호 위원의 인터뷰와도 일맥상통한다.

박찬호는 당시 “드라이버샷이 잘 안 됐다. 야구의 투수로 치면 초구 볼이 많았다고 표현할 수 있다”며 “버디를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한 건 스트라이크를 2개 잡고도 이후 공략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과 같다. 야구로 치면 최악이다”고 아쉬워했다.

박찬호 위원이 도쿄 올림픽 취재중인 야구 기자들과 긴 시간 야구 이야기를 마치자마자 이광용 캐스터가 “적절한 곳에서 아주 잘 끊어 주신것 같아요.”라고 재치있게 말했다. (일본 요코하마 구장)

이광용 : 아 정말 아쉽게도 주심의 손이 이번에도 올라가지 않네요!

박찬호 : 아쉽게 볼로 선언됐지만 괜찮습니다.
지금 이 공이 들어간 로케이션을 이용해서 다음 공을 어느 곳으로
던질지 다시 활용하면 됩니다.

대한민국과 미국, 그리고 대한민국과 도미니카전 주심이 우리나라 투수들의 바깥쪽 보더 라인 공을 잡아주지 않자 곧바로 투수들에 조언을 해 준 말도 주목받고 있다.

박찬호 위원은 "아쉽게 볼로 선언됐지만 괜찮다. 지금 이 공을 이용해서 다음 공을 어느 곳으로 던질지 다시 활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은 “심판의 손이 올라가지 않으면 투수의 마음은 답답함을 넘어 불쾌할 수 있다.”고 솔직하게 말한 뒤 “ 심판의 손이 올라가지 않아도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리고 “낮게 던지려다 높게 갈 수도 있다. 또 바깥쪽을 던지려다 몸쪽으로 갈 수도 있다. 하지만 기분 나빠하지 말고 그 다음 공에 모든 것을 걸고 어떤 공을 던질지 정성을 다해 준비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적응은 물론 앞선 공과 지나간 심판콜을 바탕으로 다음 공을 디자인하는 대투수의 덕목을 친절하게 풀어서 전달한 것이다.

이 밖에도 박찬호 위원은 "바티스타는 바깥쪽 공을 끌어당겨서도 차는 타자"라든가 "발데스 투수의 강약 조절, 템포, 제구력 등은 비록 상대 팀이지만 우리나라의 어린 투수들이 배워야 한다."는 등 빅리그 경험에서 나오는 적절한 투타 분석도 곁들였다.

중계를 거듭할수록 구수한 입담을 자랑하는 박찬호 위원은 도쿄 올림픽 직전 도미니카 공화국의 감독직을 내려놓은 타티스에 대한 재치있는 농담도 전했다.

"타티스 하면 한만두(한 이닝 만루홈런 두개)가 생각난다."며 "이번에 타티스 감독이 왔으면 우리나라와 결승에서 붙고 우승은 대한민국의 몫이었을 것."이라고 유머스럽게 말했다.

한만두는 한 이닝 만루홈런 두 개의 줄임말로 박찬호가 메이저리그 시절 타티스에게 한 이닝 2개의 만루홈런을 허용했던 일화를 칭하는 단어다.

메이저리그의 개척자 박찬호는 1999년 4월 타티스에게 같은 이닝 만루 홈런 두 번을 맞았다. 한만두 22주년의 해인 2021년 박찬호는 KBS 마이크를 잡고 있다.


한일전 중계를 앞둔 박찬호 위원은 “요코하마에서 준비하고 있는 대표팀의 기운이 도쿄에 있는 여기 KBS 스튜디오까지 전해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일전 선발 투수인 고영표 투수가 초구부터 과감하게 일본 타자들을 공격할 것"을 기대하며 "우리 대표팀의 눈빛, 꼭 이기겠다라는 투혼, 열정, 신념, 각오…. 정말 다른 경기와 다릅니다. 대표팀 파이팅!"이라고 박력 있는 응원까지 했다.

박찬호 해설위원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광용 캐스터는 "메이저리그의 개척자인 박찬호 위원은 이젠 투머치 토커가 아니라 유쾌한 굿 머치 토커"라며 엄지를 들어보였다.

박찬호 해설위원과 이광용 캐스터는 대한민국 대 일본과의 준결승을 KBS는 2TV를 통해 저녁 7시부터 현지 생중계한다. 야구 중계 드림팀으로 불리는 박찬호, 이광용 콤비는 도미니카전부터 이스라엘전 등 주요 경기의 올림픽 야구 중계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도쿄올림픽 경기 생중계 바로가기 https://tokyo2020.kbs.co.kr/live

김도환 기자 (baseball36@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