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은 왜 경고를 감수하며 '식빵 언니 포스'를 뽐냈나[도쿄올림픽]

도쿄=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2021. 8. 4.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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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갓연경이었다.

배구 여제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이 9년 만에 한국 여자 배구를 올림픽 4강에 올려놓았다.

김연경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터키와 8강전에서 양 팀 최다 28점을 퍼부으며 3 대 2(17-25 25-17 28-26 18-25 15-13) 역전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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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 4일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배구 8강전 터키와의 대결에서 심판 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역시 갓연경이었다. 배구 여제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이 9년 만에 한국 여자 배구를 올림픽 4강에 올려놓았다.

김연경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터키와 8강전에서 양 팀 최다 28점을 퍼부으며 3 대 2(17-25 25-17 28-26 18-25 15-13) 역전승을 이끌었다. 특히 승부의 분수령이 된 5세트 11개의 공격 중 7개를 성공시키며 양 팀 최다 7점, 월드 클래스임을 입증했다.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9년 만의 올림픽 4강이다. 당시도 김연경은 207점으로 대회 득점왕과 함께 MVP에 오르는 활약으로 4강을 견인했다.

경기 후 김연경은 "올림픽 전에 그 누가 우리를 4강에 갈 거라고 생각했을까"라면서 "이제 원 팀이 돼서 4강에 들어서 너무 기쁘게 생각한다"고 뿌듯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배구인으로서 많은 분들께 좋은 배구를 보여줘서 좋다"고 덧붙였다.

이어 "런던 때는 4강 의미 잘 몰라서 (이번 4강이)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면서 "그때도 많이 준비했지만 진짜 도쿄올림픽을 자신있게 많은 준비를 했다"고 의미를 뒀다. 이어 "선수, 코칭스태프 모두 국제배구연맹(FIVB) 여자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부터 3개월 동안 훈련과 경기만 했다"면서 "외부 활동을 아무 것도 하지 못하며 고생해서 얻은 4강이라 더 값진 것 같다"고 선수단 전체에 고마움을 전했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4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8강 터키와 경기에서 승리한 뒤 서로 부둥켜안고 환호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그런데 이날 경기 중 김연경을 자극했던 일이 벌어졌다. 3세트 도중 석연찮은 판정 때문이다. 양효진(현대건설)의 속공이 네트에 걸리면서 심판진이 포히트(4번 터치·배구는 3번 터치에 공을 넘겨야 한다)를 선언한 것. 이에 김연경은 네트를 찍어 누르며 불만을 표출했고, 옐로카드를 받았다.

이에 김연경은 "1세트부터 심판 콜이 마음에 안 들었다"며 특유의 터프한 모습으로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양효진의 콜처럼 터키가 항의하면 다음에 그걸 불어주더라"면서 "항의에 반응하는 심판이라 생각해서 강하게 얘기 안 하면 중요한 순간 흐름을 끊는 부분 있어서 생각보다 강하게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연경은 옐로 카드(경고)를 받았다.

선수들끼리 불만도 털어놨다. 김연경은 "야이 XX 욕도 했고 그런 상황이었다"고 귀띔했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진 김연경의 별명 '식빵 언니'의 위용을 뽐내는 듯했다.

하지만 김연경의 경고를 불사한 항의로 팀 분위기는 바뀌었다. 대표팀은 28 대 26, 대접전 끝에 3세트를 따내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물론 김연경은 4세트 다시 거세게 항의해 레드 카드를 받아 대표팀이 그대로 1점을 내주기도 했다. 그러나 선수들의 기를 살리려는 주장의 강력한 리더십에 선수들은 화답했다. 김연경은 "레드 카드까지인지 몰랐는데 이후 다들 조심해서 했던 거 같다"면서 "5세트는 그동안 다 이겼기 때문에 이번에도 무조건 이길 거라 선수들이 먼저 얘기했고 서로 믿음이 강해서 중요한 순간 버티지 않았나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거친 것 같지만 김연경의 항의는 숱한 국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노림수였던 셈이다. 김연경은 "결과적으로 좋게 마무리돼서 기분이 좋다"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도쿄=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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