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광장]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출범 1주년의 의미

2021. 8. 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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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친숙한 영화를 통해 곧 다가올 미래를 가늠해보자.

'아이언맨'의 AI 개인비서 '자비스'가 곁에서 데이터를 분석해 척척 처리해주는 편리한 삶도 있고, 빅브러더에 의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감시와 통제를 받는 '트루먼쇼'의 주인공으로서의 삶도 있다.

흔히 데이터를 미래 경제의 원유나 플루토늄에 비유한다.

데이터를 얼마나 잘 보호하면서 활용하는지가 우리 미래를 결정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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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2030년, 우리는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우리에게 친숙한 영화를 통해 곧 다가올 미래를 가늠해보자. ‘아이언맨’의 AI 개인비서 ‘자비스’가 곁에서 데이터를 분석해 척척 처리해주는 편리한 삶도 있고, 빅브러더에 의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감시와 통제를 받는 ‘트루먼쇼’의 주인공으로서의 삶도 있다.

두 사례는 동전의 양면이다. 흔히 데이터를 미래 경제의 원유나 플루토늄에 비유한다. 모두 필수불가결한 에너지원이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면 해양오염의 주범이 되기도 하고 인류를 위협하는 핵폭탄이 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개인정보가 상당 부분인 데이터의 활발한 이용은 필연적으로 개인의 인격권 및 프라이버시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현실도 영화와 다르지 않다. 확진자 동선 전면 공개, 출입명부 작성 등 개인정보를 수집·활용함으로써 코로나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지만 동시에 과도한 개인의 사생활 침해, 국가에 의한 감시나 통제 우려가 심각하게 제기되기도 했다.

이처럼 날카로운 양 날의 칼인 데이터, 즉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활용과 보호를 적정하게 조화시킨다는 쉬운 답을 누구나 내놓을 수 있지만 현실에서 그 선을 제대로 긋기는 무척 어렵다. 사람의 가치관이 제각각이고 문제되는 상황도 항상 변하므로 모두가 동의하는 접점을 찾는 것은 지난한 과정이 된다. 어떠한 좋은 약이라도 많이 쓰거나 환자의 체질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으면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얼마나 잘 보호하면서 활용하는지가 우리 미래를 결정지을 것이다. 이런 시대적 흐름을 타고 지난해 8월 5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중앙행정기관으로 출범했다. 그 당시 명칭 그대로 개인정보 보호를 위주로 하는 규제기관이 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도 있었으나 지난 1년을 돌아보면 나름 보호와 활용의 균형을 잘 잡아온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코로나19 개인안심번호 개발·보급과 페이스북 과징금, 이루다 사건 등 개인정보 보호활동뿐만 아니라 EU GDPR 적정성 초기 결정, 가명정보 활성화 기반 마련 등 안전한 데이터 활용 지원에도 노력했다. 급변하는 상황을 반영한 개인정보보호법 2차 개정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도 위원회 앞길은 평탄하지 않다. 여러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새 시대에 부응한 새로운 개인정보 체계의 패러다임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경의 한계가 무의미하고, 고도화된 AI·디지털 대전환 시대에서 전통적 개인정보 체계를 뿌리부터 재검토하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

위원회가 올해 초 의욕적으로 ‘개인정보 미래포럼’을 발족시킨 것도 이를 위한 것이다. 다양한 경험과 가치관을 지닌 위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국제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개인정보 보호 기준을 정립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좁은 국토를 가진 우리에게 디지털 시대의 도래는 위기이자 하늘이 준 기회다. 앞으로도 위원회가 우리나라를 전 세계 데이터 경제 선도국가로 이끄는 균형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주길 기대한다.

강영수 인천지방법원장·개인정보미래포럼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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