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장 사퇴 후 대선 출마 선언까지..최재형 '직진정치' 한달
부친상 치렀지만 탈상 후 대권도전 시사..7월15일엔 전격 입당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감사원장직 사퇴부터 전격적인 입당, 4일 출마선언까지 약 한 달간의 '정치인 최재형'의 행보는 '직진정치'였다.
판사 출신으로 '범생이'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결정이 필요한 시점엔 한발 빠른 정무적 판단이 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崔 "생각 조만간 정리" 후 열흘 뒤 사퇴…속전속결 정치 참여 선언
최 전 원장의 정치인 변신의 첫 시작인 감사원장직 사퇴는 6월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예견됐다. 그는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것에 대한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제 생각을 정리해 조만간 (밝히겠다)"고 감사원장직 사퇴를 시사했다.
보수 진영에서는 즉각 최 전 원장의 정치 참여가 임박했다고 기정사실화하는 반응이 이어졌고, 여론조사에서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함께 잠재적 야권 대권주자로 급부상했다.
최 전 원장은 열흘 뒤인 6월28일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최 원장 자신도 평소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의 독립성을 강조했던 만큼 대선 출마 여부와 무관하게 감사원장직을 계속 수행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판단이 대부분이었다.
최 원장은 당시 "저는 저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우리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사실상 정치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후 최 전 원장은 지난달 7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그때(감사원장 퇴임 때) 말한 것처럼 이 나라와 사회를 위해 제가 어떤 방식으로든 기여할 것이 있는지를 고민했다. 그 결과 '정치에 참여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정치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감사원장 사퇴 9일 만이었다.
이를 두고 대권 경쟁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퇴 후 잠행을 거듭하다 117일만에 정치 참여 및 대권 도전 선언을 한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부친상 치렀지만 탈상 후 대권도전 시사…7월15일 전격 입당
최 전 원장이 부친상을 치르면서 대권 행보가 더뎌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었다. 그러나 지난달 12일 대전현충원에서 부친 삼우제로 탈상 후 "모든 국민, 특히 청년들이 희망을 갖고 살 수 있고 소외되고 어려운 분들에게도 따뜻한 빛이 비출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대한민국을 밝히는 길"이라며 자신의 정권교체 의지까지 담아 대권 도전 의사를 명확히 내비쳤다.
최 전 원장은 또 윤 전 총장이 검증 문제로 낙마할 경우 자신을 '플랜B'로 표현되는 데 대해 "저 자체로 평가받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 초년생'으로 평가받던 최 전 원장의 '직진'은 지난달 15일 국민의힘 입당으로 불이 붙었다. 캠프 내부에서도 최 전 원장의 당일 입당을 예상하지 못했던 만큼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판사 출신으로 30여년간 공직 생활만 해온 그는 정치 경험 부족, 조직 열세, 낮은 인지도 등이 약점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만큼 국민의힘의 장외 대권주자 가운데 '1호 입당자'가 돼 주목받고 동시에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효과도 누렸다.
최 전 원장은 입당 환영식에서도 "제가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정치권 밖에서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보다는 정당에 들어가서 함께 정치를 변화시키는 주체가 돼야 하는 것이 바른 생각이라고 판단했다"며 정당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국민의힘과 입당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던 윤 전 총장과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최 전 원장은 입당 후 정부·여당을 향해 선명한 '공격수 본색'을 선보이고 있다. 최 전 원장은 전국민 재난지원금과 이재명 경기지사의 공약인 '기본소득'을 겨냥해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은 정치적 매표 행위"라고 강도높은 비판도 했다.
앞으로 '정치인' 최 전 원장의 행보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출마선언 이후 윤 전 총장과 대결구도를 공고히 만들어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선 이달 경선버스 출발 전까지 10%대 지지율 확보가 당면 목표다.
최 전 원장의 별칭인 'J형'을 본뜬 'J형 민생투어'를 통해 전국의 민심을 들으면서 지지율 반등의 모멘텀으로 삼겠다는 게 캠프의 전략이다.
최 전 원장 캠프는 Δ대구·경북 Δ부산·경남 Δ호남권 Δ충청권 Δ수도권 Δ강원으로 이어지는 동선이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첫 행선지를 '보수의 심장'인 TK(대구·경북)로 정한 점도 이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캠프 관계자는 "대선 출마를 기점으로 정치 행보에 본격적인 속도를 낼 것"이라며 "8월 경선 전까지 전국 각지 당원과 국민을 두루 만날 예정"이라고 했다.
m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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