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많은 제주도의 고민 [따듯한 동물사전]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입력 2021. 8. 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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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제주도는 국내 여행객들에게 가장 각광받는 관광지로 꼽히고 있다.

그런데 이 제주도가 요즘 유기동물 문제로 심각하게 몸살을 앓고 있다.

제주도의 유기동물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인식되는 이유는 구조된 유기동물 중 50% 이상이 안락사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제주도 유기동물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개를 풀어 키우는 보호자에 대한 관리·감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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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중대형 믹스견으로 보호자 관리.감독 시급

(시사저널=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제주도는 국내 여행객들에게 가장 각광받는 관광지로 꼽히고 있다. 그런데 이 제주도가 요즘 유기동물 문제로 심각하게 몸살을 앓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2233마리였던 제주도 유기동물 숫자는 2017년 5828마리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018년 이후로는 7000마리에 가까운 유기동물이 보호소로 구조되고 있다. 제주도에 비해 인구가 10배 이상 많은 서울에서 2020년 구조돼 등록된 유기동물 숫자가 6378마리인 것을 감안하면, 제주도의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다.

제주도의 유기동물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인식되는 이유는 구조된 유기동물 중 50% 이상이 안락사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몇 년째 제주도는 전국 지자체 중 유기동물 안락사율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기록되고 있다. 제주도에 왜 이렇게 유기동물 숫자가 많아졌고, 유난히 안락사율이 높은 걸까. 

제주도 유기동물 문제의 원인은 구조된 동물들의 특징을 통해 유추해볼 수 있다. 제주도에 등록된 유기동물들을 살펴보면 중대형 믹스견이 대부분이다. 보호자가 버렸다기보다 풀어 키워지거나 길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다 구조된 개가 많다는 게 다른 지역에 비해 도드라진 특징이다. 실제로 제주도 여행을 가서 저녁에 길거리에 나와 보면 여기저기 앉아있는 개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제주도가 대표적인 관광지이기도 하고 휴가철에 유기동물 숫자가 급증하기 때문에 제주도에 놀러 온 사람들이 키우던 반려동물을 유기하고 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많지만, 실제 보호소에 구조된 유기동물들은 제주 농어촌 지역에서 풀어 키워지던 개가 대부분이다.  

ⓒfreepik

구조된 유기동물 중 50% 이상 안락사 

안락사율이 높은 것도 이런 특성에서 비롯된다. 반려견을 풀어 키우던 사람들은 반려견이 하루 이틀 보이지 않아도 크게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이렇게 구조된 중대형 믹스견들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소형 품종견들에 비해 입양 또한 쉽지 않다. 게다가 오랜 시간 방치된 후 길에서 생활하던 개들은 사람을 피하거나 공격성을 보이기도 하기 때문에 새로운 가족을 만나기 어렵다. 또한 다른 지자체의 경우 관내 거주자가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입양해 가는 경우도 많지만, 제주도는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입양하기도 쉽지 않다. 

제주도 유기동물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개를 풀어 키우는 보호자에 대한 관리·감독이 시급하다. 2014년부터 동물 등록이 의무화됐지만, 이렇게 풀어 키워지다 구조된 개들은 90% 이상 등록돼 있지 않아 주인을 특정할 수 없으며, 중성화도 돼 있지 않아 길에서 임신하고 새끼를 출산해 새끼들과 함께 구조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제주도뿐 아니라 농어촌 지역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고질적 문제이며 유기동물 문제를 악화시키는 큰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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