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서민의 주식 '빵값' 44년 만에 인상시도

임정환 기자 2021. 8. 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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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이 44년 만에 서민들의 주식인 빵 가격 인상 필요성을 언급해 관심을 끌고 있다.

3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엘시시 대통령은 이날 운영을 시작한 식품 산업단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수십 년간 동결됐던 빵값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집트 정부가 빵값 인상을 시도하는 것은 안와르 사다트(1981년 사망) 전 대통령 재직 당시인 1977년 이후 무려 44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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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이 44년 만에 서민들의 주식인 빵 가격 인상 필요성을 언급해 관심을 끌고 있다.

3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엘시시 대통령은 이날 운영을 시작한 식품 산업단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수십 년간 동결됐던 빵값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보조금이 투입되는 빵값은 지난 20∼30년간 변함이 없었다. 빵 20개를 담배 한 개비 가격에 팔다니 믿을 수 없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상황 변화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 우리는 모든 국민의 생계와 운명을 책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집트인들의 주식은 넓적하고 속이 비어 있는 ‘발라디’라는 이름의 빵이다. 정부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가게에서는 이 빵을 시세보다 훨씬 싼 개당 0.05이집트파운드(약 3.7원)에 살 수 있다. 1억 명이 넘는 이집트 인구 중 6000만 명 이상은 보조금이 투입된 빵을 하루 5개씩 살 수 있다.

이집트 정부가 빵값 인상을 시도하는 것은 안와르 사다트(1981년 사망) 전 대통령 재직 당시인 1977년 이후 무려 44년 만이다. 당시 이집트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협상에서 긴축조치로 빵을 포함한 식료품 가격 인상에 합의했다. 그러나 빵값 인상 시도는 빈민층 주도의 ‘제1차 빵 폭동’에 직면해 무산됐다. 이집트 정부는 1980년대와 1990년대 점진적으로 식료품에 대한 정부 보조 규모를 삭감했으나 빵값을 직접적으로 올리지는 않고 빵의 중량만 조정했다.

2016년 IMF로부터 12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은 엘시시의 이집트 정부도 엄격한 긴축 조처를 약속했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부는 단계적으로 정부 보조금을 줄여왔고 보조금 축소에 따른 물가 상승에 서민의 고통은 커져 왔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4월에 이어 7월에 또다시 휘발유 가격을 인상했다. 코로나19로 관광객이 끊기는 등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 단행된 이런 보조금 축소는 이집트 서민들의 잠재된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날 트위터 등에는 ‘빵은 (물가 인상 대상에서) 제외하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들이 퍼져나가고 있다. 이집트는 2021∼2022년 회계연도 예산에 878억 이집트파운드(6조4260억 원)의 상품 및 농민지원 보조금을 책정했고 이 가운데 448억 이집트파운드(3조2789억 원)가 빵 보조금으로 잡혀 있다. 이집트 정부는 이번 회계연도 밀 구매 예상가를 t당 255달러로 예상해 보조금 예산을 편성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와중에 밀값이 상승해 가장 최근 구매가는 t당 293달러가 넘었다.

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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