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95시간 근무 불만에… 월가 초봉 1억1500만원으로 올렸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1년 차 신입 애널리스트(분석가)의 초봉을 기존 8만5000달러(약 9780만원)에서 30%나 올린 11만달러(약 1억2660만원)로 조정했다고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대상은 대학 학부나 비즈니스스쿨을 갓 졸업한 1000여 명의 신입 직원이다. 2년 차 직원 연봉도 기존 9만5000달러(약 1억930만원)에서 12만5000달러(약 1억4380만원)로 올렸다. 이 회사는 추가 보너스를 확대하는 방안도 이달 말 발표한다고 한다.
앞서 올 초 뱅크오브아메리카부터 시작해 JP모건, 시티그룹, 모건스탠리, 바클레이 등 글로벌 대형 은행들이 잇따라 신입 초봉을 기존 8만5000달러에서 10만달러(약 1억1510만원)로 일제히 올렸다. 골드만삭스가 다소 늦게 임금 인상 대열에 합류했지만 가장 높은 연봉을 제시, 월가에 또 다른 기준을 제시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미 고액 연봉으로 유명한 월가에서 신입 직원의 임금을 높이는 이유는 뭘까.
우선 미국 정부가 코로나 불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시장에 공급한 풍부한 유동성이 금융시장으로 몰려 급여를 인상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 여기에 예상보다 빠르게 경제가 회복하면서 금융사들의 투자와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 업무량이 폭증했다.
끝없이 쏟아지는 업무와 강도 높은 스트레스에 신입 직원들의 불만은 커졌다. 지난 2월 이 회사의 20대 초중반 MZ세대 신입들이 주도해 작성한 내부 보고서에 “우린 평균 주 95시간을 일한다” “20시간 연속 근무를 시키니 먹고 잠자고 씻을 시간조차 없다” “이렇게 살면서 몸을 망가뜨릴 바엔 실직자가 되는 편이 낫다”는 등 노골적인 불만이 담겼다고 한다. 이들은 “근무시간을 주 80시간 이하로 조정해달라” “임원들에 비해 주니어 연봉이 너무 낮으니 격차를 줄여달라”는 구체적인 요구도 했다고 한다.
골드만삭스 경영진에게선 당초 “입사 첫해부터 연봉을 많이 주면 안 된다”는 기류가 컸다고 한다. 하지만 월가는 물론 실리콘밸리의 핀테크 기업까지 뛰어들어 인재 쟁탈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MZ세대의 불만을 방치했다간 젊은 인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경영진은 결국 임금 인상을 선택했다.
젊은 직원들은 이 외에도 코로나 팬데믹 중에 입사, 고립된 환경에서 기계처럼 일하면서 선배·동료로부터 업무 노하우나 인맥 등을 전수받지 못하는 점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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