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 없으면 특수학교 못 짓는다?..설립 둘러싼 갈등 여전
[앵커]
2017년 서울 강서구에서 특수학교 설립을 놓고 갈등이 있었습니다.
장애 학생 부모들이 무릎까지 꿇고 호소해 큰 파장이 일었는데요.
이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지난 5월에 개봉했습니다.
영화에 나온 한 주민이 명예 훼손 등으로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자 상영을 계속 해야 한다는 탄원서 4만 장 이상이 학부모 단체에 접수됐습니다.
특수학교를 설립할때마다 되풀이되는 지역 주민과의 갈등과 혜택 논란,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요.
김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나무가 무성한 이 지역은 2024년 특수학교인 '동진학교'가 개교할 곳입니다.
설립을 결정한 지 11년만입니다.
자치구에서 제시한 '복합문화센터'를 함께 짓기로 하고서야 학교 설립에 합의가 됐습니다.
영화 '학교 가는 길'의 배경인 '서진학교'.
당시 지역 국회의원이 학교 부지에 국립한방의료원 설립을 공약하면서 주민 반대는 극에 달했습니다.
결국, 서울시교육청은 새 학교 부지가 나오면 한방병원 건립에 우선 협조한다는 조건으로 합의를 했습니다.
학부모들은 학교가 혜택을 줘야 할 기피 시설이냐며 비판했습니다.
[영화 '학교 가는 길'중 : "전국의 특수학교가 설립을 정말 어렵게 만드는 나쁜 사례를 제공했습니다."]
주민 반대를 무마하기 위한 혜택 제공과 합의 과정은 특수학교 설립의 관행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정순경/서울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대표 : "특수학교가 들어온다 그러면 주민들 간에 무엇이 필요한지 먼저 수요조사도 하고, 그런 걸 요구하고서 허락을 하는 형태의 학교 설립이 되는 것은 안 된다고 보죠."]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 수가 지난 5년간 7,400명 증가하는 사이 학교는 15곳 늘었습니다.
[김윤태/고려대 공공사회학부 교수 : "빠른 시간 내에 합의를 이끌어내고 이해 갈등을 조정하는 기구가 법률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시급한 상황이다,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교육부는 내년까지 특수학교를 196곳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전국의 특수학교는 현재 182곳, 정부 발표보다 14곳이 부족합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촬영기자:김연태 김정은/영상편집:박상규/그래픽:최창준
김도영 기자 (peace100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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