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발한다 - 에밀 졸라 [이인영의 내 인생의 책 ③]

2021. 8. 3.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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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전진하고 있다

[경향신문]

120여년 전 프랑스의 대문호 에밀 졸라는 자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죄 없는 장교를 유죄로 만든 당사자들을 고발했다. “사법부가 만천하에 진실을 밝히지 않는다면 제가 진실을 밝히겠습니다. 제 의무는 말을 하는 겁니다. 역사의 공범자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나는 고발한다>)

프랑스의 한 유태인 장교(드레퓌스 대위)에게 독일 스파이 누명을 씌워 유죄를 선고하고, 결정적 증거라고 주장했던 문서를 실제 작성했던 자에게는 무죄를 선고한 프랑스 군사 법정, 유일한 물증이었던 필적 감정을 날조한 필적 전문가들, 이를 방조한 권력자들을 에밀 졸라는 고발했다. 이 글은 프랑스의 지식인과 민중들의 각성을 불러일으켰고, 드레퓌스사건 재심 운동으로 이어졌다. 오늘날까지도 진실과 거짓의 공방전이 벌어지거나, 정치권력이나 언론이 진실을 가리려 할 때면 <나는 고발한다>가 인용된다.

“저는 이 일을 인간 유대와 연민으로 시작했습니다.”(‘알프레드 드레퓌스 부인에게 보내는 편지’). 에밀 졸라가 국가권력과 주류 언론, 반유태주의에 휩쓸린 군중들에게 맞서 목숨 건 싸움을 벌였던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인류애’였다.

그를 기리기 위해 제작된 금메달 뒷면에는 “진실이 전진하고 있고, 아무것도 그 발걸음을 멈추게 하지 못하리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2015년 대법원 재심에 의해 24년 만에 무죄로 밝혀진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사건’도 ‘한국판 드레퓌스사건’으로 회자된다. 김기설의 유서와 강기훈의 진실도 전진하고 있고, 수많은 강기훈의 발걸음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통일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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