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플러스' 첫 확진 2명은 돌파감염..당국 "전파력 주시"

최하얀 2021. 8. 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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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세계 대유행]미국 입국 50대, 국내 40대
AZ 접종완료 뒤 확진 확인
델타 변이서 한차례 더 변이
백신효과 낮추나 우려도
3일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델타 플러스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확인됐다. 사진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 4차 유행이 한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에서 이른바 ‘델타 플러스’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 2건이 처음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접종완료자로 돌파감염 사례에 해당한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이 변이가 기존 델타 변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전파력이 강하고 백신 예방효과를 낮춘다고 보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3일 “델타 변이의 일종으로 델타 플러스로 불리는 변이 2건이 처음 확인됐다”며 “1명은 지난달 23일 미국에서 입국해 이후 확진된 50대이고, 나머지 1명은 국외 여행력이 없는데 지난달 26일 지역사회에서 확진된 40대”라고 밝혔다. 지역사회에서 확진된 환자의 아들도 감염돼, 마찬가지로 델타 플러스 변이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중증으로 진행되지 않았고, 현재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델타 플러스 변이는 인도에서 생겨난 델타 변이에서 한 차례 더 변이가 일어난 바이러스다. 전 세계적으로 델타 플러스 확진자 수가 많지 않아 관련 정보가 매우 적은 편이다. 다만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의 2배 이상 높고 백신 예방효과를 떨어뜨리는 기존 델타 변이의 특성을 그대로 지녔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나 화이자 백신 모두 1차 접종 뒤 델타 변이에 대한 예방효과는 30%대로 높지 않지만, 2차 접종 뒤엔 각각 67%와 88%로 올라간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이번 델타 플러스 확진자는 둘다 5월 말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것으로 확인되면서 ‘델타 플러스 변이가 돌파감염에 뛰어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사례 2건만 놓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며 “국외에서도 델타 플러스가 특별히 돌파감염을 더 잘 일으킨다는 연구 보고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델타 플러스 변이의 전파력, 중증화율과 치명률, 예방접종이 생성한 항체에 대한 회피 능력 등에 대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파악된 정보가 별로 없다. 다만 실험실에서 이 변이를 연구한 결과, 몸 안의 수용체와 결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 부위가 기존 델타 변이에서 한 차례 더 변형됐다. 게다가 변형된 방식(K417N 돌연변이)이 베타(남아프리카공화국), 감마(브라질) 변이와 같다. 이에 델타 변이의 특성인 ‘높은 전파력’과 베타·감마의 특성인 ‘백신 효과 저하’를 모두 갖췄을 것이란 추정만 있을 뿐이다.

반면 예방접종으로 생긴 항체가 델타 플러스 변이를 ‘중화’(무력화)하는 수준이 기존 델타 변이에 대한 효과와 비슷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델타 플러스 변이는 델타 변이의 방계로 보면 된다”며 “경계는 해야 하지만 과도한 우려를 하지는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영국 보건당국 등은 델타 플러스 변이를 기존 델타 변이에 포함해 분류하고 있다.

물론 델타 플러스 변이가 또다른 변이를 만들어 낼 가능성도 열려 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감염내과)는 “바이러스가 활발하게 증식할 기회가 생기면 변이가 생겨날 확률도 높아진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계속 변이할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돌파감염 위험과 관련해 새로운 변이의 위협뿐 아니라 올해 초 백신을 접종한 이들의 항체 능력이 시간이 흐르며 감소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방대본은 이날 서울 강서 요양병원에서 전날까지 확진된 11명 가운데 입소자 6명과 서울 관악 요양병원에서 확진된 10명 가운데 입소자 5명이 접종완료자였다고 밝혔다. 요양병원 입소자들은 접종 최우선 순위로 지난 2월 말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시작돼, 국내에선 가장 오래 전에 접종을 받은 집단에 들어간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아스트라제네카로 2~3월에 1차 접종을 하고 5~6월에 2차 접종한 초기 접종자들의 항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며 “이런 돌파감염 사례가 더 많이 발생하면 올해 11월에 인구 70%가 접종을 완료한 상태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방역당국은 올해 10~11월 이후부터 2~3월 접종자에게 면역 강화를 위한 ‘부스터 샷’ 추가 접종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날 0시까지 돌파감염 추정 사례는 1132건으로 전체 접종완료자 635만6천여명의 0.018%다. 또 최근 한 주간(7월25~31일) 국내 감염에서 주요 변이 바이러스의 검출률은 67.6%였다. 델타형 변이의 검출률은 직전 주에 48.0%였으나, 일주일 만에 61.5%로 10%포인트가량이 올라갔다.

최하얀 서혜미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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