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K-팝, 메타버스에 올라탔다

2021. 8. 3.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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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홍 쟈니브로스 창업자
김준홍 쟈니브로스 창업자

40대인 필자가 어릴 때 봤던 공상영화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한 2020년은 그 시작이 기대와 다르게 코로나19로 전세계를 잠들게 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의 생활이 비대면으로 바뀌어 가고 언텍트가 일상이 되어버리고 디지털 유목민들의 경제, 소비, 놀이 활동의 패턴이 많이 바뀌었다. 이에 최근 미디어에 많이 언급 되고 있는 단어가 있다. 바로 메타버스다.

가상,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와 우주,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인 메타버스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주의 빅뱅처럼 그 의미와 규모가 계속해서 팽창하고 있다. 미국 비영리 기술단체 ASF에서는 메타버스를 크게 '포켓몬고' 같은 AR의 증강현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나를 접속시키는 라이프로깅, 배달앱, 에어비엔비 등의 카피된 디지털 세계를 지칭하는 거울 세계, 게임과 영화 레디플레이원같은 가상세계 등 네 가지로 분류한다.

이 개념을 이해한다면 필자가 서술할 K-팝과 메타버스의 상관관계에 대해 좀 더 이해가 쉬울 것이다. 2001년부터 인디밴드부터 아이돌까지 1500편의 뮤직비디오 제작을 해온 필자는 뮤직비디오 제작사의 시각으로 메타버스 시대 K-팝 아이돌 콘셉트의 진화와 플랫폼의 변화가 가져온 K-팝 시장의 확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과거 아이돌의 콘셉트는 주로 팝 음악의 선진국인 미국, 일본 등의 해외 아티스트의 음악과 비주얼을 레퍼런스로 제작을 주로 해왔고, 강한 색채의 음악으로 이미지를 알리고 부드러운 음악으로 팬들에게 사랑을 받는 공식으로 아티스트 어필을 했다. HOT가 전사의 후예로 얼굴을 알리고 '캔디'라는 음악으로 사랑을 받은 것을 생각하면 된다. 이 결과물은 오직 공중파, 케이블TV, 위성TV 등의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서만 그것도 오직 로컬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릴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러던 중 빅뱅, 소녀시대, 동방신기 등 2세대 아이돌이 사랑을 받기 시작하면서 K-팝이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팬덤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시기는 스마트폰 보급의 시작과 유튜브의 대중화로 인해 좀 더 K-팝 콘텐츠가 세계로 뻗어 가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글로벌 도미네이션의 시작점이 되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아이돌 콘셉트는 새로 출시되는 앨범 단위로 비쥬얼과 음악의 콘셉트를 잡아갔다. 스쿨룩, 수트룩, 전사룩,스포츠룩, 영화룩 등으로 마치 무슨 공식이라도 있듯이 여러팀이 순서를 바꿔가며 콘셉트 정립을 했다.

필자는 너무나 많은 아티스트와 비슷한 작업을 한 나머지 혼란스러워 했던 기억이 있다. 콘셉트의 반복이 나중에는 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획일화되며 K-팝 산업 성장에 한계성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예전보다 더 많은 플랫폼 채널에서 K-팝을 접하게 되는 글로벌 팬들에게 피로감을 주기도 했다. 이를 극복해 나가기 위해 단순히 아이돌 음반 콘셉트 정립을 넘어서 세계관 정립의 카드를 꺼내게 된다. 그룹 이미지 정립을 위해 아티스트의 배경 세계관을 만들고 이에 맞는 콘셉트로 스토리 라인을 만드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예가 엑소와 BTS다. 각각 엑소 플래닛과 청춘의 아픔을 대변해주고 선한 영향력을 주는 BTS의 세계관이 글로벌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유튜브, SNS 등의 뉴미디어를 활용하는 등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을 하게 된다. 이렇듯 K-팝은 이미 세 번의 미디어 환경이 변하면서 성장해왔다.

2020년 코로나가 세상을 덮은 이후 디지털 유목민과 비대면에 익숙해진 환경 속에서 메타버스라는 엄청난 생태계를 만나게 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메타버스는 직간접적으로 알게 모르게 이미 우리의 생활 속 깊숙이 자리잡고 있고 팽창되어 가고 있었다. 이에 K-팝, 그리고 한류는 이런 메타버스 속에서 어떻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또다시 세계무대의 문화를 지배해 나가게 할 수 있을까?

현재 우리의 메타버스는 어디까지 와 있을까? 주변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메타버스로는 유산슬, 매드몬스터, 마미손 등이 있다. 본 아티스트의 캐릭터와 전혀 다른 부가 캐릭터(부캐)로 온오프라인 활동을 하며 대중들과 만나는 것이다. 대중들은 부캐의 정체가 누군지 이미 알고 있지만 부캐 그 자체만으로도 열광을 해주는 관용(?)이 생겼고 이는 대중들도 이미 자연스럽게 메타버스에 대한 스터디가 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K-팝 아티스트 역시 메타버스에 올라타 다음 세상을 준비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SM 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에스파와 아티스트 알렉사다. 그룹명 에스파는 '아바타×익스피리언스'를 표현한 æ와 양면이라는 뜻의 영단어 'aspect'를 결합해 만든 이름이다.

에스파의 스토리텔링에 대해서는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아티스트 멤버와 '가상 세계'에 존재하는 아바타 멤버가 현실과 가상의 중간 세계인 '디지털 세계'를 통해 소통하고 교감하며 성장해가는 스토리텔링을 갖고 있다. '현실세계'의 멤버들과 '가상세계'의 아바타 멤버들, 그들의 곁에서 지원해주고 조력자 역할을 하는 '가상세계' 속의 신비로운 존재들이 그룹의 멤버로서, 현실에서 함께 활동할 수 있는 획기적인 아이덴티티를 가지는 신개념 그룹이다.

이미 에스파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세계관에 대한 영상들과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대중들과 만나고 있으며 현실멤버와 아바타 멤버가 함께 메타버스 속에서 만나고 공연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다음은 아티스트 알렉사다. 2019년 말 알렉사는 국내 최초 형체가 정의되어 있지 않은 AI(인공지능) 콘셉트의 아티스트로 데뷔했다. 알렉사는 때로는 여전사의 형태나 카메라의 형태, 인공지능 스피커의 형태 등 다양한 멀티버스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알렉사의 기본 스토리텔링의 시작은 철학자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에서 시작된다. 동굴의 비유는 인간의 본질적 근거가 사유로부터 시작됨을 말한다. 동굴의 비유에서 인간의 참된 삶은 동굴 밖으로 나갔다가 철학적 진리를 깨닫고, 이 진리를 인간사회에 알리기 위해 되돌아오면서 시작된다. '동굴 밖의 이데아의 세계를 만물의 척도로 삼은 인간은 동굴 안에서 새로운 질서를 창조하고자 한다'는 데서 모든 스토리 라인이 시작되고 앞으로도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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