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뉴스 브리핑> 원주민 학살 담은 美 고교 벽화..소송서 제거 '불허'

길금희 기자 2021. 8. 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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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용경빈 아나운서

이런가 하면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학교에 있는 벽화를 두고 교육계가 시끄럽다고요?


길금희 기자 

네 미국이 가진 뼈아픈 과거 중 하나는 바로 아메리카 원주민 학살 사건이죠. 


미국에선 지우고 싶은 노예제의 역사가 그대로 드러나는 사건인데요. 


이 원주민 학살이 생생하게 묘사한 벽화가 학교에 오랜시간 자리하면서 결국 법적 분쟁까지 가게 됐습니다. 


빅터 아르노토프가 1930년대에 그린 "워싱턴의 삶"이란 이 벽화는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을 노예 소유주로 묘사해 아메리카 원주민 학살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는데요. 


수십 년째 학교 입구를 지배했지만 교육상 좋지 않다는 의견과 함께 제거하자는 목소리가 커졌고 결국 법적 분쟁까지 이어지게 됐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판결도 나온 겁니까?


길금희 기자 

최근 법원은 환경 검토 없이는 벽화를 제거할 수 없다면서 '불허' 판결을 내놓았습니다. 


판결을 두고도 찬반 논란은 뜨겁게 가열되고 있는데요.


부모와 학생을 포함한 비평가들은 고등학생들이 노예가 된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한 벽화의 묘사가 인종 차별주의를 더욱 조장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오히려 백인 우월주의에 젖은 과거의 민낯을 벽화를 통해 재조명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요. 


또 벽화를 남겨두는 일은 역사를 반성 없이 지우기보단 제대로 마주하는 의식이 될 거라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타협 없는 공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데요. 


판결에 재점화된 벽화 제거 논쟁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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