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찾는 은행직원들..'혁신과외' 받는다

김혜순 2021. 8. 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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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카뱅 등 가파른 성장에
위기 느낀 은행 '디지털 무장'
블록체인 스타트업 등 3곳에
신한銀 MZ직원 6개월 파견
하나銀도 협업 프로그램 마련
일하는 방식·기업문화 새롭게
보수적인 은행권에서 직원들을 혁신 스타트업 등 외부 기업에 파견해 디지털 업무 경험을 쌓게 하고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배워 오게 하는 익스턴십(Externship) 바람이 불고 있다. 카카오뱅크, 토스 등 빅테크·핀테크 업체들의 성장세가 가팔라지자 위기의식을 느낀 시중은행들이 외부 디지털 전문가들을 영입할 뿐만 아니라 내부 직원을 외부에 파견해 역량을 쌓게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MZ세대 디지털 전문가 3명을 선발해 첨단 정보기술(IT) 기반 핀테크 스타트업에 파견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은행 밖 다른 조직에서 일하는 방식과 문화 등을 배우기 위해 내부 직원을 외부에 수개월 이상 파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직원들은 12월 말까지 6개월간 인공지능(AI) 여행 플랫폼 기업인 '트래블라이'와 의료 핀테크 솔루션 기업 '투비콘', 블록체인 기반 모빌리티 플랫폼 'MVL Labs' 등 스타트업 3곳에서 일할 예정이다.

이들은 스타트업에서 디지털 서비스 론칭을 위한 기획·개발 과정에 참여하고 플랫폼 운영과 마케팅, 스타트업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보고체계 등을 경험한 후 은행에 돌아와 혁신기업의 새로운 시각과 일하는 방식을 전파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파견 기간에 디지털 사업 관련 외부 강의도 함께 수강하며 디지털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 젊은 직원들의 기발하고 독특한 아이디어를 직접 실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상상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디지털전략그룹과 ICT그룹, 디지털혁신단 직원들 가운데 MZ세대를 대상으로 '상상 디지텍커(Digitecher) 1기' 99명을 선발했다. 이 중 입시·취업·이직 등에 대해 조언해 줄 수 있는 실제 경험자를 매칭해 현실적 멘토링이 이뤄지게 하는 O2O 플랫폼, 같은 관심사·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동의 목표를 이뤄 성취감을 얻게 하는 게임플랫폼 등 혁신적 아이디어를 낸 3명을 뽑아 스타트업에 파견 나가는 기회를 줬다.

하나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스타트업과 협업 연수 프로그램인 '혁신기업 OJT(On The Job Training) 과정'을 정례화했다. 올 하반기 직원을 뽑아 스타트업에 파견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혁신기업 OJT 과정 1기'로 35대1의 치열한 경쟁을 뚫은 직원 5명을 선발해 이들을 핀다, 마인즈랩, 옴니어스, 데이터마케팅코리아, 자란다 등의 스타트업에 파견한 바 있다. 이들 5명은 은행으로 복귀해 기술, 사업모델, 기업문화, 일하는 방식, 업무 프로세스 개선 등과 관련된 아이디어 50여 개를 제출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는 유관 부서와 협의해 사업화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며 "젊고 유능한 직원들이 스타트업에서 배워 온 혁신 마인드가 은행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사내벤처 프로그램 선정팀을 스타트업 협력 공간인 '디노랩'에 함께 배치해 스타트업 직원들의 창업 경험과 사업 추진 노하우를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은행 사내벤처 두 개 팀은 지난 6월 분사 후 창업에 성공했다. 또 우리은행 핵심 인재 육성 프로그램인 '이노싱크(InnoThink)'에서는 스타트업의 혁신 문화를 배우기 위해 디노랩 입점 스타트업 대표들과 정기적으로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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