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파는 스판덱스..조현준의 '초격차' 적중했다

중국시장 재고일수 4일까지 뚝
1톤당 가격도 1년새 3배나 늘어
효성티앤씨 영업익 6300억 돌파
조회장 사업확대 현장경영 결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효성그룹 제공>

효성티앤씨 터키 스판덱스 공장 전경. <효성그룹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중국에서 스판덱스 재고일수가 최저점 수준인 4일까지 떨어졌다. 스판덱스를 추가적으로 생산하지 않는다면 4일안에 재고가 동난다는 뜻이다. 스판덱스 수요를 빨아들이고 있는 중국 시장의 수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며 시장 점유율 세계 1위 업체인 효성티앤씨의 실적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진두지휘해 만들어낸 '스판덱스 초격차'가 어마어마한 이익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3일 중국 섬유시장정보 제공업체 CCFG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스판덱스의 가격은 20D 제품 기준 t당 10만2000위안(약 1814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같은 제품의 가격은 t당 3만3300위안(약 592만원)에 불과했는데, 1년새 가격이 206%나 상승했다.

중국 시장에서 스판덱스 가격이 상승한 이유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스판덱스 재고일수가 4일에 불과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동안 중국의 스판덱스 재고일수는 통상 30~50일 사이를 오갔지만,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지난해를 기점으로 재고일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며 편안한 옷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며 쭉쭉 늘어나는 성질을 가진 스판덱스를 섬유에 섞는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중국에서는 운동복을 일상복으로 입는 '애슬레저룩' 트렌드가 유행하며 스판덱스를 주재료로 활용하는 운동복 판매가 대폭 확대됐다.

이같은 트렌드에 중국에서 공장이 쉬지않고 돌아도 스판덱스가 부족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하반기들어서는 스판덱스의 원재료인 BDO, MDI의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다. BDO의 6~7월 평균 가격은 지난 2분기 대비 32%, MDI의 평균 가격은 12% 줄어들었다. 스판덱스 생산업체의 수익성이 하반기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판덱스 시장에서는 우리나라 효성티앤씨가 전세계 시장의 30%가량을 차지하며 1위 업체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스판덱스 시장을 수성하겠다는 조성준 효성그룹 회장이 의지가 반영됐다. 특히 지난 2007년 효성그룹의 섬유PG장을 맡으며 스판덱스 사업을 세계 1위로 이끈 경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스판덱스 사업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실제 고객사를 직접 찾아가 홍보활동을 펼치는 등 스판덱스 사업 확대를 위해 직접 발로 뛴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이 기반을 다진 스판덱스 사업이 호조를 보이며 효성티앤씨는 나날이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이다. 올 상반기 효성티앤씨가 거둔 누적 영업이익은 6339억원이다. 지난해 효성티앤씨의 연간 영업이익 2666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하반기 들어서도 스판덱스 시황이 여전히 강세여서 효성티앤씨는 올 3분기에도 최고 실적을 세울 것으로 예측된다. 스판덱스 시장이 확대되며 중국업체를 필두로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거세다. 효성도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세계 곳곳에 스판덱스 거점 확보에 나서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중국뿐만 아니라 브라질, 터키 등지에서 스판덱스 증설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올 하반기부터 증설이 완료된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