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블록버스터 '모가디슈'에 극장 특별관 '특수'

서정원 2021. 8. 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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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별 최고 상영관 가보니
165개 스피커 롯데수퍼플렉스G
전쟁 포성·자동차 추격신 일품
초대형 스크린 CGV IMAX관
아프리카 풍경 압도적으로 펼쳐
제작비 250억여 원이 투입된 영화 `모가디슈` 카체이싱 장면. 널따란 스크린과 풍부한 사운드 등 특별관의 매력이 극대화되는 대목이다. [사진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1991년 아프리카 소말리아. 총알과 폭탄, 전차가 오가는 치열한 전쟁이 독재 정권과 반군 사이에 펼쳐진다. 41년 전 내전의 당사국인 남한과 북한의 외교관들은 여기선 '생존과 탈출'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제휴한다. 주소말리아 한국대사 한신성(김윤석), 참사관 강대진(조인성)과 북한대사 림용수(허준호), 참사관 태준기(구교환)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널따란 스크린은 전쟁의 참화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사방의 스피커는 전쟁의 포성을 바로 곁에서 들려준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류승완 감독 '모가디슈'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대 극장의 '레종 데트르(존재 이유)'를 웅변하는 작품이다.

코로나19 시기 오래간만에 한국 영화 대작을 만난 극장들도 자신만이 가진 고유한 경험을 선사하는 데 분주하다. 국내 주요 멀티플렉스들도 공히 특별관을 아낌없이 열며 모가디슈를 두 팔 벌려 맞이한다. CGV의 IMAX·스크린X·4DX·4DX Screen, 롯데시네마 수퍼플렉스G·수퍼플렉스·수퍼4D, 메가박스 MX관 등이다. 류 감독에 따르면 영화를 감상하는 최적의 포맷은 돌비 애트모스와 아이맥스다. 각각을 갖춘 극장별 최고 상영관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수퍼플렉스G,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관에서 관람한 뒤 주요 장면들을 모았다. 각 상영관 특성을 오롯이 체험하기 위해 수퍼플렉스G는 I열 중앙, IMAX관은 J열 중앙에서 봤다.

수퍼플렉스G는 수많은 스피커로 현장감과 공간감을 선사하는 영화 사운드 시스템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한다. 사방에 설치된 165개 스피커로 구현된다. 특히 한국대사관을 곁에 두고 정부군과 반군이 격돌하는 장면에서 이 시스템 특성이 돋보인다. 양쪽이 위협 사격을 하고 서로를 향해 고함치는 등 난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대사관의 선무방송이 울려 퍼지는 대목이다. 카메라가 어느 곳을 비추느냐에 따라 각 음향이 크고 작아지며 청자가 어느 진영에 있는지를 실감케 한다.

서로 다른 총기 소리를 구분하는 것도 영화의 재미다. 작품은 군사전문가 자문을 거쳐 1991년 당시 소말리아 내전에 사용된 총기까지 고증한 끝에 현장을 구현했다. 웅장한 사운드 시스템이 각 총기 소리를 명료하게 담아내 밀리터리 애호가들은 이것만 듣고도 어떤 총기일지 가릴 수 있을 정도다. 250억원 제작비 중 적지 않은 금액이 투입된 카체이싱 장면은 눈뿐만 아니라 귀도 호강하게 한다. 차가 화면에서 멀어지고 가까워짐에 따라 달라지는 소리는 관객으로 하여금 실제 차에 타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또 작품엔 웅웅거림 끝에 굉음을 두어 음향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대목이 두 번 나온다. 북한 쪽 참사관 태준기(구교환)가 총에 맞아 귀를 잃는 장면, 이탈리아대사관 앞에서 일촉즉발의 긴장감 끝에 총이 격발되는 장면 등이다. 응축될 대로 응축된 소리는 적시에 폭발하며 관객의 위기감을 고조한다.

'모가디슈'는 시각적으로도 큰 만족감을 준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이글거리는 태양과 반짝이는 모래로 가득 찬 현지의 풍광이다. '모가디슈'는 아프리카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기 위해 올로케이션으로 진행했다.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돼 갈 수 없는 소말리아 대신 4개월간의 탐색 끝에 가장 유사한 환경을 가진 모로코의 도시 에사우이라에서 촬영했다. 특히 '용아맥'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관에서 그 강점이 부각된다. 모로코의 새벽과 한낮, 해질 녘, 그리고 밤의 모습까지. 다채로운 배경이 고해상도로 스크린에 담긴다. 또 영화에는 각자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여러 세력이 나온다. 소말리아 정부군과 반군, 남한과 북한을 기본 축으로 이탈리아, 이집트 등도 가세한다. 고화질 시스템인 IMAX 기준으로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 만큼 초대형인 가로 31m, 세로 22.4m의 스크린은 거뜬히 이들 모두를 한 화면에 담아낸다. 이탈리아대사관 앞에서 소말리아, 남북한, 이탈리아가 맞부딪치는 후반부 장면이 대표적이다. 대사관 앞 아름다운 아프리카 해변이 포연탄우(砲煙彈雨)와 맞물려 극적인 대비를 자아낸다.

3일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모가디슈'는 개봉 7일째인 이날 오후 4시 기준 누적 관객 100만여 명을 돌파하며 조우진 주연의 '발신제한'(누적 관객 95만1000여 명)을 누르고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최고 흥행작이 됐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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