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백신보험 알고보니..'확률 0.006%' 쇼크만 보장한다

이새하 2021. 8. 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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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체결 20만건 달해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카카오나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핀테크 업체들이 무료 백신보험을 홍보하는 것과 관련해 '소비자 주의보'를 내렸다. 금감원은 이들이 제공하는 무료 보험에 섣불리 가입했다가 보험 혜택을 받을 가능성은 미미한 반면 본인 개인정보만 노출돼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이 직접 나서 민간 회사의 보험상품에 주의보를 내린 것은 이례적이다.

금감원은 최근 온라인 등에서 판매되는 아나필락시스 쇼크 보장 보험에 가입하기 전 몇 가지 유의 사항을 확인해야 한다고 3일 당부했다.

최근 뱅크샐러드, 토스, 카카오페이 등에서 아나필락시스를 보장하는 백신보험 무료 가입 이벤트를 진행했다. 지난해 16일 기준 생명보험사 6곳(삼성·AIA·하나·라이나·교보라이프·농협생명)과 손해보험사 7곳(삼성화재·하나손보·KB손보·한화손보·캐롯손보·흥국화재·현대해상)에서 이 보험을 판매하고 있으며, 계약 체결 건수는 약 20만건에 달한다. 문제는 보험사나 제휴업체들이 이 보험에 가입하면 백신 접종으로 인한 모든 부작용을 보장하는 것처럼 과장광고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보험은 중증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쇼크 진단을 받을 때만 보장된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란 약제나 음식물, 곤충, 꽃가루 등으로 생기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이다. 백신 접종으로 인해 쇼크로 인정될 확률은 0.0006%에 불과하다.

보험사나 제휴업체가 무료 마케팅으로 수집한 개인정보를 이용할 가능성도 주의해야 한다. 대부분 제휴업체가 무료 보험 가입을 조건으로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요구하고 있어 소비자는 예상하지 못한 광고·마케팅에 노출된다. 주요 보장 내용 설명이 부족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보험사별로 아나필락시크 쇼크 보장 관련 보험금 지급 조건과 지급 횟수, 지급액 등이 다르지만 안내가 부족한 상황이다. 또 소비자에게 무료 보험을 제공하는 제휴업체는 상품에 대한 설명의무가 없어 소비자는 상품 내용을 모르고 가입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험사가 아닌 제휴업체가 직접 보장하는 상품이라고 오인할 여지도 있다.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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