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해례본 1억에 파는 간송미술관, 이번엔 고려청자 NFT 제작

아트센터나비와 헤리티지 NFT 프로젝트 추진

간송 전형필 선생이 1935년 일본 거상으로부터 사들인 국보 청자상감운학문매병. [사진 제공 = 간송미술관]

국보 훈민정음 해례본을 대체불가토큰(NFT·Non-Fungible Token)으로 제작중인 간송미술관이 이번에는 국보 고려청자 상감운학문매병 등 소장 문화재를 활용한 NFT 그림 카드를 만든다. NFT란 블록체인 암호화 기술을 활용해 JPG 파일이나 동영상 등에 고유한 표식을 부여하는 신종 디지털 자산이다.

디지털아트 전문 미술관 아트센터나비는 3일 간송미술관 주요 문화재를 재해석한 NFT 그림 카드를 제작하는 '헤리티지 NFT 아트(Heritage NFT Art)'를 위한 미덕(me.Duck)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두 기관은 일제강점기 우리 문화재를 지켜낸 간송 전형필 정신을 이어 문화와 역사를 다시 바라보기 위한 NFT기반 문화예술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미덕(美德)은 아름답고 갸륵한 덕행을 의미하며, 자신이 심취한 분야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는 행위 '덕질'과 연결했다고 덧붙였다.

첫 번째 미덕 프로젝트는 '길상당: 미덕패(House of Fortune: me.Duck Card)'로 간송미술관 문화재에 담긴 상징적인 의미와 연결한 '길상 카드'를 선보인다. 예로부터 입신양명, 가내 평안, 장수, 벽사, 부귀 등 고미술 회화와 도자 등에 담긴 동·식물이 지닌 상징적 의미를 재해석한 카드로 총 38종 문화재가 소개된다. 상감운학문매병 속 장수를 상징하는 학, 신사임당 그림 속 번창을 의미하는 포도, 공민왕 '이양도' 속 복을 기원하는 양 등을 일러스트로 재해석한 NFT 그림 카드를 제작한다.

38종 카드는 8월 15일 미덕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하며 일반 카드, 레어 카드, 슈퍼 레어 카드 등으로 판매된다. 구입시 카드 문양은 무작위로 받으며, 문화재가 상징하는 길상적 뜻과 메시지도 함께 소유하게 된다. 판매 가격은 아직 협의중이며 수익금은 간송 문화재 보존과 함께 해외 반출 문화재 환수, 약소국의 문화재 보존 프로젝트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은 "간송이 지켜낸 우리 문화유산을 재해석한 NFT 아트 콘텐츠를 전 세계인들에게 알리는 동시에 문화재를 보존·운영·전시하기 위한 기부로 이어지는 선순환적 문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고 밝혔다.

앞서 간송미술관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개당 1억원씩 100개 한정 NFT로 발행하고자 한다고 밝혀 문화재의 상업적 이용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전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