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없다더니 전부 잘 던진다..'영 마운드'의 반전, 누가 도쿄의 영웅이 될까
[스포츠경향]
평균 나이 24.2세. 국제종합대회 경력은 아무도 없다.
오승환과 차우찬을 제외한 9명의 2020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투수들은 국제종합대회의 ‘루키’다. 야구 대표팀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가장 걱정했던 약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약점이 반전을 만들고 있다.
야구 대표팀은 준결승에 진출하기까지 4경기를 치렀다. 원태인, 고영표, 이의리, 김민우가 차례로 선발 출격했다. 5이닝을 던진 투수는 이의리뿐이지만 다른 세 투수들도 3~4이닝 이상씩 안정적으로 던졌다. 홈런은 맞았어도 실점은 그걸로 끝이었다. 연타를 맞고 볼넷을 던지며 초반에 무너지는 투수는 한 명도 없었다. 김경문 감독은 매경기 뒤 “선발은 잘 던졌다”고 강조했다.
젊고 경험 없는 마운드는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는 야구 대표팀의 가장 큰 약점이자 대회 결과를 가늠할 관건으로 꼽혔다. 투수들의 경험 부족을 타자들이 메워주기를 기대하며 팀을 짰지만 정작 대회를 시작하니 타격 침체가 문제, 투수들은 첫 올림픽에서 긴장하는 모습 없이 기대 이상의 투구를 하고 있다.
상대 입장에서도 한국은 국제대회에 꼬박꼬박 나오는데 이번 투수들은 죄다 처음 보는 데다 우완, 사이드암, 좌완이 고루 등장한다. 공이 빠르고 변화구 제구도 되는 다양성을 가졌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연장 접전을 치렀으나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에서는 적시타 하나를 치지 못하고 콜드게임 패배 당한 닉 홀츠 이스라엘 감독은 “한국 투수들 몇 명을 상대했는데 밸런스가 정말 좋았다. 파워도 넘친다. 우리가 적응하지 못해서 치지 못했다”고 했다.
과거처럼 한 경기를 책임질 에이스급이 없다고 판단한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나눠막기’로 마운드 전략을 짰다. 투수 11명 중 7명이 리그 선발 자원이다. 당초 2~3이닝씩. 조금이라도 흔들릴 것 같으면 바로 다음 투수를 투입하는 전략을 짰다. 선발들이 걱정과 달리 안정적으로 던지면서 대표팀은 큰 무리 없이 마운드 운용하고 있다.
투수 11명 중 4명은 불펜 투수다. 그 중 김진욱을 제외한 3명은 리그 최고 수준의 마무리들이다. 선발로만 던진 투수들의 연투는 쉽지 않고 마무리들은 1이닝씩만 막는 것이 몸에 배었다.
오승환을 마무리로 하는 대표팀은 조상우, 고우석을 중간계투로 쓰고 있다. 경기 후반뿐 아니라 선발 다음 혹은 주자 쌓인 위기 상황에서 바로 투입해 강한 구위로 막는 전법이다. 특히 중간계투 경험도 있는 조상우는 4경기 중 3경기에 등판해 4.1이닝을 던지며 대표팀 최강 ‘믿을맨’ 역할을 하고 있다.
주장 김현수는 타격 침체에 빠져있던 타자들을 독려하기 위해 “잘 던지고 있으니 조금만 잘 치면 된다. 투수들 좀 도와주자”고 했다. 약점일 줄 알았던 마운드는 잘 출발했고, 이제 타자들도 회복한 채 준결승에 나선다.
국제대회에서는 늘 스타가 탄생한다. 현재까지 대표팀에서는 모든 투수들이 한 번씩 등판했고, 각자의 몫을 받아 소화해냈다. 준결승에서 성사된 한·일전, 그리고 목표점인 결승전은 이 젊은 투수들이 두번째로 등판하게 될 무대다. 한국 야구의 얼굴이 돼 확실하게 국제무대에 눈도장을 찍는 기회도 될 수 있다. 13년 만의 한국 야구 올림픽 메달도 거기 달려있다.
도쿄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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