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외나무다리서 만난 김연경과 터키..지피지기의 대결 [도쿄 라이브]
[스포츠경향]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은 승부의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말 중 하나다. 그런데 이번에는 나도 적을 잘 알고, 적도 나를 잘 아는 상황이다. 8강에서 자신과 인연이 깊은 터키를 만나는 김연경(33)은 또 자신의 ‘절친’을 상대해야 하는 운명에 놓였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14위)은 4일 오전 9시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세계랭킹 4위의 강호 터키와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8강전을 치른다.
터키 리그에서 오랜기간 활약한 한국 배구의 대들보 김연경에게는 얄궂은 운명이다. 김연경은 2009년 일본 진출로 해외 무대를 밟은 뒤 2011년 당시 세계 최고 리그로 떠오르던 터키 리그의 페네르바체로 이적했다. 이후 2017년까지 6시즌을 뛰었고 잠시 중국 리그로 떠나 한 시즌을 뛴 뒤 다시 터키로 돌아와 엑자시바시에서 1시즌 반을 활약했다.
터키 리그 시절 세계 최고 선수로 발돋움했던 김연경은 당연히 터키 선수들을 잘 알고 있다. 문제는, 김연경의 위력을 온몸으로 체감했던 터키 선수들도 김연경을 잘 안다는 것이다. 현 터키 대표팀 선수 12명 중 무려 11명이 김연경을 상대해봤거나, 또는 같이 뛰었다.
특히 터키 대표팀의 주장이자 미들 블로커(센터)인 에다 에르뎀(34)은 김연경의 페네르바체 시절 동료로 김연경과 소문난 절친으로 서로를 너무 잘 안다. 김연경이 2017년 페네르바체를 떠나 중국으로 간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복잡한 감정이 든다. 우리는 함께 많은 것을 남겼다.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세계 최고의 선수. 안녕. 항상 그리울 거야”라는 말과 함께 김연경과 꼭 껴안고 있는 사진을 올리며 한국 팬들에 감동을 선사했다.
친분을 떠나, 에르뎀은 실력도 대단한 선수다. 에르뎀은 미들 블로커 치고는 다소 작은 188㎝의 키에도 불구하고 타이밍을 정확하게 잡아 상대 공격을 봉쇄한다. 여기에 이동 공격 능력이 뛰어나 많은 득점을 올린다. 주장으로서 리더십도 대단하다. 포지션만 다를 뿐, 여러 면에서 김연경과 비슷한 점이 많다.
터키는 조별리그에서 블로킹 1위에 오른 197㎝의 장신 미들 블로커 제흐라 귀네슈를 중심으로 단단한 벽을 구축해 상대에게 부담을 준다. 조별리그에서 터키 팀 내 득점 1위가 귀네슈(60점), 2위가 에르뎀(57점)이었다.
김연경과 터키 선수들 외에도 양팀 코칭스태프 역시 서로에 대해 잘 안다. 터키 감독인 지오바니 귀데티는 독일, 네덜란드, 터키 대표팀, 터키 리그 등 숱한 곳에서 김연경을 상대해봤다. 김연경의 무서움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감독으로, 김연경에 대한 분석은 둘째가라면 서러운 감독이다. 이에 맞서는 한국 대표팀의 라바리니 감독은 과거 귀데티 감독 밑에서 코치로 일한적이 있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코치는 현재 라바리니 감독이 있는 터키 바키프방크에서 일하고 있다.
도쿄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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