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덕에 돈잔치 벌였는데..증권사 실적 뚝, 어찌된 영문일까

고득관 2021. 8. 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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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동학개미들의 증시 참여가 주춤하자 고공행진을 하던 증권사들의 실적 성장세도 꺾이고 있다. 2분기 실적 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이 1분기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증시 거래대금이 크게 줄고 금리인상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어 증권사 실적에 대한 고점 우려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1분기보다 못할 줄은 알았다…그래도 예상보단 낫다"

3일 증권가에 따르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6개 증권사의 2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1조140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 9684억원보다 17,7% 증가했지만 지난 1분기보다는 15.3% 감소한 금액이다.

국내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코로나 폭락장이 있었던 지난해 1분기 4049억원에서 2분기 1조7329억원, 3분기 2조781억원으로 급증했다. 4분기 1조3104억원으로 잠시 쉬었다가 올 1분기에는 2조7884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현재까지는 작년 2분기보다는 낫지만 올 1분기보다는 적은 수준의 실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10만원에 육박하고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지난 1분기 증시 분위기가 워낙 좋았던 만큼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았다.

2분기 일평균 증시 거래대금은 27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18.9% 줄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나란히 7% 넘게 올랐지만 동학개미 증시 열풍이 사그라들면서 거래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시장 금리가 상승하면서 보유한 채권에서 평가 손실도 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분위기는 기대 이상이다. 낮아진 눈높이를 웃도는 실적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실적을 발표한 업계 상위 증권사 가운데 상장사인 NH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 모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2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가 2000억원이었지만 실제 발표치는 이를 35% 가량 웃돌았다. 메리츠증권도 1610억원이었던 전망치를 18% 상회하는 당기순이익을 냈다.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 한국금융지주도 2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2575억원이었으나 실제 발표치는 3020억원이었다.

한은 기준금리 인상이 3분기 실적의 키

문제는 3분기다. 3분기 거래대금은 26조9000억원대로, 2분기와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거래대금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지난 2일 코스피 10조2380억원, 코스닥 9조5589억원으로, 하루 거래대금이 20조원에 못 미쳤다. 지난달 29일에도 거래대금은 20조7335억원에 그쳤다. 코로나 4차 대유행이 본격화면서 증시가 조정을 받자 동학개미들의 관망세가 더욱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일단 지켜보자는 반응이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직까지는 지난 2분기와 유사한 영업환경이 유지되고 있다"라며 "일평균 거래대금이 지난 1월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으나 여전히 작년 연평균 23조원 대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3분기 가장 큰 변수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꼽힌다. 한은은 꾸준히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해왔는데 지난달 28일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부동산 안정을 위한 대국민 담화'는 조기 금리인상 예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국민 담화 이후 시장 금리가 금리 인상을 선반영하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한은의 금리 인상 예상 시기를 기존 10월에서 8월로 앞당겨잡고 있다.

금리 인상은 일반적으로 증시에 악재로 인식된다.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올라가 수익성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또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져 증시 투자 매력을 낮추는 측면도 있다.

실제로 금리 상승기였던 지난 2017년 11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합산 시가총액은 14% 하락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이 증권업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는 이유는 거래대금과 증시, 부동산에 하방 압력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라며 "거래대금은 브로커리지, 증시는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 부동산은 트레이딩과 IB와 관련되어있기 때문에 모든 사업부문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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