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수출·주가 호조에도 미래 불안한 이유

기자 2021. 8. 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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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의 약발이 변이 바이러스라는 암초를 만났다.

백신 접종자는 변이에 대한 확진율과 치사율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미국 등 백신 선도국에서는 부스터 샷을 강행할 태세다.

재난지원금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던 정부·여당은 코로나 종식을 예측하기도 어렵고 국가채무도 치솟자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수출 실적과 주가 강세를 정책 성과로 띄웠으나 원자재 가격 급등과 외국인의 주식 대량 매도로 불안감이 팽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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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우 고려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코로나19 백신의 약발이 변이 바이러스라는 암초를 만났다. 백신 접종자는 변이에 대한 확진율과 치사율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미국 등 백신 선도국에서는 부스터 샷을 강행할 태세다. 서비스 업종 영업제한을 무기로 방역 강국을 자임하던 한국은 백신 확보 타이밍을 놓친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

재난지원금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던 정부·여당은 코로나 종식을 예측하기도 어렵고 국가채무도 치솟자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수출 실적과 주가 강세를 정책 성과로 띄웠으나 원자재 가격 급등과 외국인의 주식 대량 매도로 불안감이 팽배하다. 글로벌 법인세 및 탄소 국경세는 중화학 제품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으로서는 심각한 위협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확산도 예사롭지 않다. 조선업은 수주 가뭄 끝에 대량 주문을 받았지만, 탄소 배출부담으로 인한 철강 가격상승을 비롯한 건조비용 급증이 걱정거리다.

금융지주회사는 지방사를 포함해 사상 최대의 반기 순이익을 발표했다. 상장회사 실적도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우수하다. 그런데 한국은행의 7월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했고 다음 달 전망은 더욱 나빠 7포인트 감소로 나타났다. 업황 전망 자체가 훨씬 낮았던 비제조업의 하락률은 2포인트로 더 심하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7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에 비해 5.4포인트 폭락했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영향이 크지만, 경제 전반에 대한 비관이 심각한 수준이다. 비제조업 지수 추락은 문재인 정부에서 급등한 최저임금이 내년에 5.1% 추가 인상되는 영향도 있다.

정부가 ‘전등 끄기’ 같은 단기 일자리를 급조했지만, 청년실업은 더욱 악화됐다. 강성노조에 끌려다니는 대기업의 인건비 부담은 엄청난데 그 피해는 청년세대가 몽땅 떠안는다. 대기업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겨 청년이 좋은 직장에 취업할 기회 자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청년실업은 혼인과 출산의 최대 장애물이다. 내년 대선 공약에서는 이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반드시 확인하고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

금융지주회사의 최대 순이익은 현재 시점에서는 생뚱맞다. 2020년부터 자영업자 대출금의 상환유예가 계속됐고 코로나 사태로 지급불능이 많이 생겼을 텐데 대손충당금은 제대로 계상했을까?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로 치솟아 대손예상률이 높아졌을 텐데 금융회사 대손충당금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공표됐다. 2020년 실적에 대한 외부회계감사가 진행되던 2021년 1월 11일 금융당국은 의외의 감독 지침을 발표했다. “기업이 추정한 가정이 명백히 비합리적이지 않고 사용한 가정을 충분히 공시한다면 향후 추정치가 변경되더라도 회계오류로 판단하지 않겠다.” 회계법인이 공정가치 하락에 따른 손상차손을 조사하는 때에 맞춰 당국이 ‘손상차손 계상 자제 지침’을 발표한 것이다.

금융감독원장 장기 공석의 비정상적 상황에서 금융회사를 비롯한 상장회사의 장밋빛 재무제표가 쏟아진다. 정부와 기업이 발표하는 실적치는 빛나는데 한국은행이 전국 3255개 법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인 BSI와 ESI는 극히 비관적이다.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시급히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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