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탈삼진 1위 듀오..어떻게 '알칸타라·플렉센' 그리움 지웠나

김민경 기자 2021. 8. 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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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워커 로켓(왼쪽)과 아리엘 미란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로켓은 처음부터 좋았다. 미란다는 워낙 구위가 좋아서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게 중요한데 공격적으로 던지는 게 진짜 좋아진 것 같다."

두산 베어스 안방마님 박세혁(31)이 스프링캠프부터 전반기까지 워커 로켓(27)과 아리엘 미란다(32)의 공을 받으면서 느낀 점이다. 로켓과 미란다는 지난해 리그 최고의 원투펀치로 활약한 라울 알칸타라(29, 한신)와 크리스 플렉센(27, 시애틀)이 떠난 빈자리를 잘 채워주고 있다.

사실 로켓과 미란다를 향한 기대치가 처음부터 높진 않았다. 앞서 두산을 거쳐 간 외국인 에이스들의 기량이 워낙 출중했다. 2015년 김태형 감독 부임 후 더스틴 니퍼트(2016년 22승), 조쉬 린드블럼(2019년 20승), 알칸타라(2020년 20승)까지 20승 고지를 밟은 에이스가 셋이나 된다. 플렉센은 부상 공백으로 정규시즌은 8승 수확에 그쳤지만, 포스트시즌 맹활약으로 두산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끈 뒤 메이저리그로 금의환향했다.

초반에는 불안했지만, 두 투수는 빠르게 KBO리그에 적응해 나갔다. 로켓은 팔꿈치 부상 전까지 13경기에서 7승4패, 79⅓이닝,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했고, 미란다는 16경기에서 8승3패, 95⅔이닝, 평균자책점 2.82로 활약했다. 후반기 남은 경기 수를 고려하면 두 투수 모두 15승 이상 수확할 수 있는 페이스다. 로켓은 평균자책점 부문 1위에 올라 있고, 미란다는 탈삼진 123개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박세혁은 지난 4월 4일 KIA 타이거즈와 홈 개막전에 나선 로켓의 투구를 지켜본 뒤 확신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개막전에 로켓의 공을 봤는데, 그날 상대 선발투수가 애런 브룩스였다. 그때 로켓이 브룩스만큼 던질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한 기억이 난다"고 되돌아본 뒤 "알칸타라와 린드블럼은 20승을 한 투수들이고, 플렉센도 시즌 도중 아프지 않았다면 20승 가까이 했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비교 대상의 기준이 높았을 뿐, 로켓도 충분히 에이스가 될 수 있는 투수였다는 뜻이다.

미란다는 조금 불안했던 게 사실이다. 박세혁은 "미란다는 시즌 초에는 주자가 나가면 볼이 많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란다는 5월까지 9경기에 나서는 동안 퀄리티스타트를 3차례에 불과했다. 투구 수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며 이닝이터의 임무를 해내지 못했다는 뜻이다.

두 투수는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주면서 한국 야구에 적응해 갔을까. 박세혁은 "로켓은 우타자한테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게 한 날이 있다. 로켓이 그날 '네가 체인지업을 왜 냈는지 모르겠지만, 던지면서 (투구 내용이) 좋아지고 잘 먹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더라. 커브도 좋고, 로케이션을 잘 섞으면 결과가 좋다. 공이 휘기 때문에 구속 차이가 나고 이러면 아무래도 타자들이 치기 힘들다. 그날 이후로는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더라"고 설명했다.

미란다와 관련해서는 "미국부터 일본, 대만 리그까지 경험해서 그런지 자기가 흔들렸던 것들을 잘 잡은 것 같다. 자기 공에 자신감도 생기고, '내가 공격해야 한다'는 생각도 많이 하는 것 같다. 스트라이크존 감각이 좋아졌다. 삼진을 잡을 때는 빠르게 승부할 때도 있고, 그런 게 좋아졌다. 로케이션도 중요하지만, 워낙 구위가 좋아서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게 중요한데, 공격적으로 던지는 게 진짜 좋아진 것 같다"고 했다.

로켓과 미란다는 이제 알칸타라와 플렉센을 놓친 아쉬움과 그리움을 완벽히 지웠다. 두 투수는 후반기 반등을 노리는 두산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예정이다. 두산은 전반기 성적 36승38패 7위로 부진했던 만큼 후반기를 더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두 투수가 버텨주면서 이영하, 곽빈 등 젊은 선발진까지 살아나면 두산의 5강 도약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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