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들이 반하고, 유재석이 감탄한 광주형 남도음식

2021. 8. 3.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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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매 안유성셰프 준명장,교수,국제미식심판
황금굴비,어란,성게알김밥,금테초밥 일품
마리오, 전라도 나폴리군 쏘렌토면 카프리 맛
남도맛 가미된 이탈리아식, 역수출 손색없어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남도의 해산물은 전국으로 운송될 물량은 목포에 모이지만,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지역에서 주민과 여행자가 즉시 소비할 물량은 인구가 많은 광주광역시로 직송된다. 광주에는 나주 소고기, 곡성 멜론, 무안 양파, 고흥 마늘, 전주 미나리 등 농축산물도 모인다.

광역시인 광주는 목포에 남도미식 대표 자격을 인정해준다. 광주 역시 남도 맛과 건강성, 연구개발 능력, 다양성 면에서 목포 만큼 최고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남도의 모든 것이 모이는 광주와 수산물 많고 손맛 좋은 목포는 ‘남도 미식의 세계화’를 도모하는 상호보완적 관계다.

가매 안유성 셰프
명란포

광주-목포-나주-담양을 잇는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개발연구원의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남도맛기행’에서 대표적인 음식점 중 하나는 세계조리사연맹 국제심사위원인 안유성 광주대 호텔외식조리학과 교수의 ‘가매(佳梅:아름다운 매화)’다. 대한민국조리 준명장인데, 최고 반열인 명장 심사가 머지않아 진행될 예정이다.

안유성 셰프는 남도음식 중 대표 격이면서도 품격 있는 건강미식을 만든다. 손님이 오면 교수님 답게 설명을 해준다. 강의 속에 영업비밀이 들어있건만, 개의치 않는다.

본격 먹방 전에 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흑임자죽을 내온 뒤, 약간의 숙성을 거친 참돔·돌돔회와 껍질을 시작으로 미식 퍼레이드가 시작된다. 회는 고추냉이 간장에 찍거먹거나 백김치에 싸먹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는 영국 왕실에서 즐겼다는 말돈 소금을 뿌려먹는 방법이 추가된다.

성게알 김밥(우니마키)

이어 식감이 좋은 북방조개, 고소한 풍미의 성게알 김밥(우니마키)이 이어진다. 붉은성게알은 강원도 고성 것을 쓴다. 건강감식초 브랜드는 ‘안유성 다시마’인데, 이 초에 절인 고등어 초밥에서 남도 해산물 요리의 진수가 느껴진다. 캐비어가 들어간 단새우 마키도 바다향 나는 단짠 조합으로 기가 막힌다.

쫀득 짭조름 건조어란과 ‘시원한 오이+고소한 마요소스+명란’이라는 안유성 조합은 또 어떤가. 잠시, 금가루가 뿌려진 육회가 나와 ‘육군’이 되나 싶더니, 남도의 전통적인 삼합으로 ‘해병대’가 되고, 다시 ‘해군’이 되어, 꼬막 육즙을 못나가게 가두면서 적당히 익힌 꼬막데침이 츄릅, 쫄깃 식감의 최대값을 구현한다. 광주 농성역 근처의 가매에선 금테초밥 등 광주형 남도음식도 꾸준히 연구개발된다.

가매의 황금보리굴비

황금보리굴비는 가매에서 먹기도 하고 가성비 높게 포장품을 사가기도 한다. ‘남도 맛기행’ 대표 음식점 답게, 과연 홀 곳곳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축 발전’ 친필 메시지, 문재인 대통령과 안 셰프의 투샷, 국민MC 유재석과의 기념촬영 사진 등 유명인의 자취가 많다.

양림동에 있는 마리오셰프는 한마디로 전라도식 이탈리아 음식점이다. 모든 요리가 전라도 신안군 쏘렌토면 카프리 음식 같다. 광주맛집 인증패가 있고, 사랑의 열매가 지정한 착한가게다.

겉바속촉의 바게트는 초반부터 늘 식탁위에 놓이는데, 항상 남도식 무고추절임이 함께 한다. 이탈리아인 보면 무슨 페어링인가 할 것 같지만, 막상 먹어보면 찰떡 궁합이다.

남도식재료와 하몽이 고명으로 얹어진 마리오셰프의 피자
꼬시래기 해초 등이 풍성하게 추가된 마리오셰프의 파스타

서양의 전채(前菜)는 간단한데, 마리오 것은 반건조배추에 삶은계란, 새싹까지 푸짐하게 나온다. 이 역시 남도형이다.

직사각 대형주걱 위에 직사각형 피자가 나오는데, 발사믹을 입은 야채, 얇고 길게 썰어낸 하몽, 방울토마토 등 고명이 푸짐하다.

파스타엔 이태리식 재료 외에 남도해초 꼬시래기, 바지락, 호박, 방울토마토가 추가된다. 파리사람들이 한국 빵에 ‘엄지 척’한 것처럼, 이 파스타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배워가겠다고 할 진미다.

마리오셰프의 남도식 리조또

리조또에는 꽃게가 턱 하니 올려지고 새우와 꼬시래기 등 남도의 풍미가 진하다. 연어샐러드엔 남도산 어린순무 조각이 기습적으로 들어간다. 이러다가 세계의 모든 음식이 남도 셰프들의 손을 거치면서 역수출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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