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근 미 공화당 의원도 돌파 감염.."백신 맞아 다행"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측근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이 코로나19에 돌파 감염됐다.
그레이엄 의원은 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소식을 의사에게 방금 들었다”면서 열흘간 자가 격리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상원의원 중에 백신을 맞고 감염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레이엄 의원은 “토요일 밤에 독감 증세가 나타나 오늘 아침 병원에 갔다”면서 “축농증이 있는 것 같고 증세가 가볍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백신을 맞아서 정말 다행이다. 안 맞았으면 지금 같지 않고 증세가 훨씬 나빴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화당 하원의원 절반은 접종 여부 침묵
공화당 내에는 백신 접종에 소극적인 기류가 있다. 비영리단체 카이저가족재단의 지난 6월 여론조사결과 ‘절대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응답자의 67%는 공화당 지지자였다. CNN은 공화당 하원의원 거의 절반이 백신 접종 여부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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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델타 변이가 퍼지면서 백신 접종을 공개적으로 홍보하는 공화당 정치인들이 늘고 있다. 마스크 쓰기 의무화와 의료 전문가를 조롱해온 공화당의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최근 “백신이 생명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지난달 20일 “코로나19 입원 환자의 97%가 미접종자”라면서 접종을 독려했다.
코로나19의 위험을 경시하던 공화당 의원이 죽을 고비를 넘긴 뒤 태도를 바꾼 사례도 있다. 데이비드 버드 공화당 하원의원(테네시주)은 지난달 30일 이례적인 성명을 내고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를 죽이고 싶어하는 질병”이라며 대중에게 백신 접종을 촉구했다.
버드 의원은 지난해 6월 언론 매체가 정치적 이유로 코로나19를 선정적으로 다룬다는 결의안에 찬성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코로나19에 걸려 집중치료실 신세까지 지고 생각을 바꿨다. 그는 가까스로 산소호흡기를 뗐지만 걷지도 못하고 손도 제대로 못 썼다. 간 이식까지 받기로 하면서 목숨을 부지한 그는 자신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으라면서 접종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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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영상 본 공화당원, 접종 의향 높아진다
공화당 정치인의 접종 독려는 접종률을 높일 수 있다. 스탠포드대 연구진 등이 지난 6월 발표한 연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접종 격려가 공화당 지지자들의 백신에 대한 태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공화당 지지자를 세 그룹으로 나눠 한 쪽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백신 접종 독려 영상을, 다른 한 쪽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려 영상을 시청하도록 했다. 나머지 그룹에는 백신과 아무 상관 없는 ‘넥타이의 역사’라는 콘텐츠를 접하도록 했다.
연구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상을 본 공화당 지지자들은 바이든 영상을 본 경우보다 백신을 맞을 의향이 7% 더 높았다. 넥타이 대조군보다는 5.7% 더 높았다. 이 연구를 소개한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등장하는 백신 접종 독려 광고를 제작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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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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