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시민 편지로 하루 마무리"..오바마에게 대통령이란?
"편지 덕에 대통령으로서 더 근본적 시각 가져"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저는 매일 수천 통의 편지와 이메일 중 10통을 읽었습니다. 그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도움을 바라거나 내가 뭔가 망치고 있는 것에 분노한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이었습니다.”
미국의 제44대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매일 밤 일반 시민이 쓴 편지를 읽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미국 대통령으로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8년을 보냈지만, 편지를 읽는 것은 스스로 대통령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해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과정이었기에 어떤 업무보다 중요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오바마는 8년간 재임하면서 대통령이라는 일에 대해 “이 권한을 갖고 미국 국민에게 봉사하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특권인지 느꼈다”고 털어놨다. 한 나라의 더 큰 단면을 볼 수 있고,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 다양성과 하나됨을 체감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 중압감을 매일같이 느끼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독특한 고립 상황과 보안 문제, 업무 성격 때문에 갑자기 산책을 가거나 공원에 앉아 샌드위치를 먹는 등의 일상적 생활도 할 수 없었다. 특히 가족에 대한 미안함도 있었다. 딸이 약속에 가기 전 비밀 경호국 요원들이 친구들 집을 수색해야 했고, 아이스크림을 사러 나가는 데도 도로를 차단해야 했다. 그는 “스스로 회의를 느끼거나 실망하기도, 가족이 긴장을 겪기도 했었다”면서도 “희망이 여전히 승리한다는 말은 나와 우리 가족 모두에게 해당했다”고 말한다.
오바마는 전 세계가 경제 붕괴, 난민위기, 부족주의 같은 뿌리 깊은 문제와 더불어 코로나19 유행에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역할에 대해서 “미국은 보편적 가치와 규칙, 규범을 토대로 국제 질서를 증진해야 할 도덕적·현실적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냉전이 끝나고 세계는 과거보다 훨씬 번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과 불만으로 가득하다. 사람들이 민주주의, 자본주의 같은 제도에 신뢰를 잃으면서 갈등이 더욱 쉽게 표면으로 불거지기 때문이다. 그는 “국제적 통합을 무작정 거부하는 것은 해답이 될 수 없다”며 “통합으로 인해 발생하는 파열에 정면으로 맞서며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소득 불평등, 인종 불의, 기후위기 등 모든 중대한 변화를 달성하기 위해 국민들의 정치 참여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을 뽑아만 놓고 뒷짐 진 채 그들이 임무를 해내리라 기대해서는 안된다”며 “정보에 귀를 기울이고 참여해야 하며 투표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두 번의 임기에서 봤듯 상하원에서 거대 다수당으로 출발을 해도 주도권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과 닮고 자신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정부를 얻을 때까지 계속해서 참여하고 연대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김은비 (deme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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