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잉글랜드·예일대·70년대생… 바이든 정부 ‘실세 3인방’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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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위원장, 인프라법안 처리 주도
올해 반도체 회의 공동주재한 ‘콤비’
타이, 첫 유색인종 여성 USTR 대표
바이든 대통령의 신뢰 바탕으로
대중·경제정책 이끌어 세계가 주목
“40대 실세 3명의 움직임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정책이 달라진다.” 최근 미국 워싱턴 DC 주변에서 이런 말이 회자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6개월 만에 이런 평판이 나오게 만드는 ‘40대 실세 3인방’은 제이크 설리번(45) 국가안보보좌관, 브라이언 디스(43) 국가경제위원장, 캐서린 타이(47)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이들은 특히 중국을 의식한 대외 정책과 경제 정책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세계 각국이 다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설리번 보좌관이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대규모 인프라 투자 법안의 통과를 독려하며 백악관 고위 참모진에게 보낸 업무 메모가 CNN을 통해 공개됐다. 이 메모에는 중국과의 경쟁 속에 기술 혁신과 인프라 투자가 “미국의 국가 안보에 시급하게 필요한 과제”라고 쓰여 있다. 반도체, 차세대 통신망(5G·6G) 등의 첨단 기술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을 강조하는 최근 미국의 정책 기조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나온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외교·안보와 경제가 융합되는 흐름에 따라 경제 정책을 결정하는 국가경제위원회(NEC)의 디스 위원장도 이런 기술·인프라 중시 정책을 설리번 보좌관과 함께 추진하고 있다. 그는 특히 인프라 법안 통과를 위한 의회와의 협상을 주도했다. 미 상원에서 1조2000억달러(약 1380조원) 규모의 초당적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 법안’이 발의된 1일, 디스 위원장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미국 경제에 탄력이 붙었다”고 했다. 지난 4월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전자 등 여러 기업을 백악관으로 불러 ‘반도체 대책 회의’를 열었을 때도 실제로 회의를 공동 주재한 것은 설리번과 디스 콤비였다.
타이 대표는 이들이 만들어낸 정책을 외국과의 교섭을 통해 이행하는 최전선에 있다. 그는 지난달 21일 댄 테한 호주 통상장관과의 회담에서 “미국은 호주와 중국 간 무역 (갈등) 상황을 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호주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뺀 인도·태평양 국가들 간 디지털 무역 공동체를 만드는 것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또한 타이의 손을 거쳐야 한다.
이 실세 3인방은 뉴잉글랜드(미국 동북부 대서양 연안의 6주) 태생, 예일대 출신, 그리고 1970년대생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설리번은 1976년 버몬트주에서 태어나 예일대 학부와 로스쿨을 졸업했다. 1978년 매사추세츠주에서 태어난 디스도 예일대 로스쿨을 나왔다. 타이는 1974년 코네티컷주에서 태어났고, 하버드 로스쿨에 진학하기 전 예일대 학부를 마쳤다.
설리번은 1953년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이란 직책이 생긴 이래 최연소 국가안보보좌관이다. 디스와 타이도 역대 국가경제위원장과 USTR 대표 중에서 젊은 축에 속한다. 바이든 행정부의 각료급 고위직 중 유일한 여성인 타이는 대만계 미국인으로, ‘최초의 유색인종 여성 USTR 대표’란 타이틀도 갖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역대 최고령 미국 대통령인데도 바이든 행정부가 젊다는 인상을 주는 데는 이들의 역할이 크다.
설리번과 디스가 젊은 나이에 민주당의 핵심 이너서클에 들어가게 된 ‘고리’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다.설리번은 2008년 대선 때 클린턴 캠프에서 일하다가 오바마 행정부에서 클린턴이 국무장관이 되자 33세의 젊은 나이에 국무장관 부비서실장 겸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으로 내각에 합류했다. 그리고 클린턴의 112국 방문에 모두 동행하며 능력을 입증했다. 당시 미국의 유명 외교관 리처드 홀브룩은 “(국무부에서) 알아둬야 할 사람은 조직 내 모두의 사랑을 받고 일을 해낼 능력이 있는 제이크 설리번밖에 없다”고 평했다고 한다. 클린턴이 국무장관을 그만두자 설리번은 바이든 당시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란 핵 협상에 기여했다.
디스는 카네기평화재단, 미국진보센터 등의 싱크탱크에서 일하다가 2008년 클린턴 캠프에 참여했고 클린턴의 경선 패배 후 오바마 캠프로 옮겼다. 설리번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란 핵 협상을 했다면, 디스는 백악관 선임 고문 자격으로 파리기후협약 협상에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타이는 로펌에서 일하다가 USTR의 법률 고문으로 공직에 발을 들였다. 그는 2011~2014년 USTR의 대중 무역 정책을 총괄 담당하며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미국의 입장을 강경하게 관철해 명성을 얻었다. 이후 하원 세입위원회의 무역 고문이 됐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깨고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으로 바꿀 때 민주당이 다수당인 하원을 대변해 강력한 노동자 보호 관련 내용을 넣는 데 공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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