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66] ‘우울하지 않은 우울증’ 이겨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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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신경-면역-내분비학’이란 서로 분리된 분야가 얽힌 의학 용어가 있다. 그만큼 마음, 뇌, 그리고 몸은 복잡하게 네트워킹돼 상호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마음이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감기에 걸리거나, 혈압이나 당 수치가 올라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마음이 몸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스포츠 경기 관람, 특히 국가 대항전은 강력한 흥분과 짜릿함을 준다. 지친 삶에 건강한 활력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치면 흥분과 분노가 심장에 무리를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예를 들면, 독일이 연장전에서 신승하여 우승한 2014년 월드컵 기간 중 특히 결승전에서 심근경색 발생이 증가했다.
마음 관리에 중요한 원칙이 마음, 뇌, 그리고 몸은 따로 분리해 관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나만 컨디션이 안 좋아도 다 불편해질 수 있다. 반대로 한 가지 요소라도 잘 관리하면 전체적으로 긍정적 변화가 일어난다.
우울증의 대표적 증상이 우울감은 늘고 삶의 즐거움은 줄어드는 것인데, 이런 심리적 증상보다 몸으로 주로 우울, 스트레스 증상이 나타나는 ‘우울하지 않은 우울증’을 흔히 경험하게 된다. 대표적인 것인 소화 불량이나 가슴의 답답함 등이다. 감기 유사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내과에서 검사나 치료를 받다가 정신과 진료를 권유받고 오는데, 항우울제 등 정신과 약물로 호전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마음의 불편함이 뇌를 통해 몸에서 다양한 스트레스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한 해외 저명 학술지에 실린 ‘주름 시술의 항우울 효과’ 찬반 논쟁 기사가 흥미로웠다. 스트레스가 주름 증가 등 피부 노화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반대로 시술로 주름을 펴주면 우울증이 호전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피부-마음 연결 이론이라 해야 할까, 피부의 짜증스러운 주름을 펴주면 피드백이 마음으로 전달되어 마음의 짜증도 펴진다는 가설을 기반으로 한다. 실제 미국의 한 대학 병원 정신과 의사는 약물 부작용이 있는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시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 대규모 연구로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고,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확립된 우울증 치료법은 전혀 아니지만,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이 떠오르긴 했다
우울과 스트레스가 찾아왔을 때, 의욕이 떨어져도 힘을 내 산책 등 운동을 하고, 친구와 소통하는 등 웃을 수 있는 즐거운 활동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약물 치료 효과도 더 긍정적으로 나타난다. 마음이 힘들 때 가만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은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그럴수록 몸을 움직이고 웃음 띨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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