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 집콕에 화끈한 안방극장.. 29금·39금 영화가 뜬다
“제목부터 자극적인 미드 ‘섹스/라이프’가 19금 넷플릭스 드라마 1위를 차지했습니다. ‘검은 욕망’도 보면서 놀랐는데 넷플릭스의 ‘청불(청소년관람불가)’ 수위는 HBO를 가볍게 넘기는 것 같아요.”
한 여성 블로거가 지난달 인터넷에 남긴 글이다. 그렇게 선정적일 줄은 몰랐는데 화끈함이 대단했다고 한다. ‘섹스/라이프’ 시즌1(8화)을 봤다는 주부 김모(43·경기 동탄)씨는 2일 전화 통화에서 “결혼해 아이도 있는데 넷플릭스 톱10이라 보게 됐다”며 “코로나가 길어지고 생활 패턴이 지루하게 흘러가니 더 몰입이 되더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결산 자료를 발표한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는 “전체 영화 등급 분류(1674건)는 191편(13%) 늘었는데, 전체 관람가부터 15세 관람가까지는 전년 동기보다 줄거나 비슷하지만 성인 관객을 겨냥한 ‘청불’은 204편(5% 이상) 증가했다”며 “코로나 이후 성인영화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로 극장 관객은 위축됐지만 영상물 소비는 길어졌다. 특히 이미 제작돼 쉽게 수입·유통할 수 있는 외국 영화의 등급 분류 신청이 증가했다. 영등위는 “재택 시간이 늘고 성인들의 영상 소비 시간이 확대하면서 그 시장을 겨냥한 성인영화 공급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정적인 성인영화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 OTT 플랫폼들의 경쟁으로 ‘비디오물’ 등급 분류 신청도 81.3%(3043건)나 증가했다. 비디오물로 신청하는 작품의 대다수는 OTT 매체 대상의 영상물로 최근 몇 년 사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어떤 성인물은 수위가 높아 29금, 39금이라는 말도 나온다.
“넷플릭스에 ‘부부의 세계’가 올라와서 일주일 동안 미친 듯이 봤는데 추천리스트에 ‘검은 욕망’이 뜨더군요. 밥 먹을 때 심심하니까 1편만 봐야지 했는데 이틀 만에 다 끝내버렸어요. 거듭되는 반전과 예측할 수 없는 쫄깃한 스토리에 ‘어머어머 웬일이니~’를 반복하며 시즌1(18화)을 이틀 만에 다 봤습니다.”
또 다른 여성의 감상평이다. ‘검은 욕망’은 거의 매회마다 화끈한 베드신이 존재하는데 성인 드라마로 치부하기엔 스토리가 꽤 탄탄하고 몰입도가 높은 편이다. 각 에피소드는 30분 정도로 짧은 편이라 1~2편만 보고 자기 스타일과 안 맞다 싶으면 과감하게 패스할 수 있다.
영등위 담당자는 “성인영화로 분류되는 작품들은 선정성이 주된 등급 결정 사유로 작용해 청불 등급이 나오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OTT 청불을 즐겨 본다는 한 여성은 “과거에 청불이 성인 남성의 전유물이었다면 이제는 성인 여성도 많이 소비하는 장르로 바뀌고 있다”고 했다.
국내 OTT 중 하나인 티빙 관계자는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코로나로 모임과 문화활동에 제한을 받으면서 집에서 혼자 OTT 시청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소비자가 많다”며 “성인영화 수요가 꾸준하다”고 전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사설] 민주당, 이러다 당내 선거 사라질 판
- [사설] 라인 사태는 국제 통상 이슈, 정부 방치도 반일 선동도 안 돼
- [사설] 김 여사 수사 지휘 라인 전격 교체, 꼭 지금 했어야 했나
- [朝鮮칼럼] ‘인간적인 인공지능’에 반대한다
- [에스프레소] 애플에 뒤통수 맞은 예술가들
- 빈 병 치웠다가... 욕하며 술병 던지려 한 진상 손님
- [특파원 리포트] 反이스라엘 시위에 등장한 親北
- [윤희영의 News English] 駐日미군 사령관은 중장, 駐韓미군 사령관은 대장, 왜?
- [북클럽] 색채와 詩
- [양성관의 마약 파는 사회] ‘펜타닐 좀비’는 美 FDA가 승인한 알약 하나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