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학선 키즈' 신재환 "형 덕분에 땄어요"..文 "4초간 마법 같은 연기"

김지영 2021. 8. 2.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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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디스크'에도 허리 철심 박고 도전
2012 런던, 양학선 이후 9년 만에 '금메달'

양학선(29·수원시청)을 보며 새로운 도마 황제를 꿈꾼 신재환(23, 제천시청)이 처음으로 출전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신재환은 오늘(2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83점을 획득했습니다. 1차 시기에 난도 6.0점짜리 ‘요네쿠라’를 펼쳤고, 2차 시기에서 난도 5.6의 ‘여2’를 펼쳐 14.833점을 받았습니다.

평균점수는 데니스 아블랴진(ROC)과 같았습니다. 그러나 도마에선 1, 2차 시기 중 최고점이 높은 선수가 승자가 됩니다. 신재환은 타이브레이커 규정에 따라 야블라진 보다 0.33점 앞서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양학선 키즈’ 신재환 “선배지만 스승”

남자 체조에서 메달이 나온 것은 2012 런던올림픽 양학선 금메달(도마) 이후 9년 만입니다. 한국 체조 통산 11번 째 올림픽 메달이며, 두 번째 금메달입니다.

신재환에게 이번 금메달은 롤모델 양학선 앞에서 딴 메달이라 의미가 남다릅니다. 신재환은 양학선의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보며 체조의 꿈을 품은 이른바 ‘양학선 키즈’입니다.

신재환은 같은 올림픽에 출전한다는 사실에 감격스러워 했지만, 양학선이 예선 9위로 떨어지며 결승의 중압감을 이겨내야 했습니다. 양학선도 경기장을 찾아 있는 힘껏 응원했습니다.

신재환은 “학선이 형이 (경기를 앞두고) 그냥 ‘너 믿고 잘하라’고만 했다. 더 할 얘기도 없다. 나에게 가장 해줄 수 있는 현실적인 조언이었다. 목청이 터져라 응원했다”며 “학선이 형은 선배지만 스승”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양학선을 만나면 무슨 얘기를 하고 싶냐는 질문에 “고맙다고 형 덕분에 딴 거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대답했습니다.

허리에 철심 박고 이룬 ‘금빛 도마’

신재환의 ‘금빛 도마’를 향한 발걸음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닙니다. 빠른 스피드와 뛰어난 순발력으로 체조에서 탁월한 장점을 갖고 있지만, 허리 고질병으로 체조를 그만둘 뻔한 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충북 체고 시절 허리를 비트는 동작을 많이 하다 보니 허리 디스크가 터졌습니다. 의사는 체조를 그만두라 권유했고, 철심을 박는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고통으로 걷지도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속근육을 단련시키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부상의 고통을 극복했습니다.

한국체대에 들어간 이후에도 허리 디스크가 또 터지려 했습니다. 이때 신재환은 하루 8시간씩 허리 근력을 강화시키는 재활을 통해 통증을 다스렸습니다.

이 과정을 지켜본 양태영 한체대 코치는 “재환이가 허리가 너무 아팠기 때문에 최고의 선수가 될 거라고 생각 못 했다”면서 “‘허리 근력이 떨어지면 체조 인생은 끝이다’라고 했는데, 한 번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게을리한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신재환은 끈기와 강인한 체력으로 근력의 단점과 부상을 극복했고, 이번에 나선 올림픽 무대에서 무섭게 날아오른 겁니다. 신재환 이번 대회의 압도적인 연기로 ‘도마의 신’ 계보를 이었습니다.

文 대통령 “장하고 자랑스럽다”

문 대통령은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경기에서 우승한 신재환 선수를 향해 ‘비밀병기’, ‘도마샛별’이라고 칭하며 “이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다.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낸 신 선수가 장하고 자랑스럽다”고 축하했습니다.

이날 문 대통령은 SNS를 통해 “여서정 선수가 전날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경기에서 동메달을 딴 여운이 그대로인데, 남자 체조에서 신재환 선수가 금메달을 따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도마 위에서 펼친 4초간의 마법 같은 연기였다”며 “결코 이변이 아니다. 매일 매일의 땀과 노력이 만든 결과물이기에 더욱 값지다”고 격려했습니다.

아울러 “대한민국 체조의 위상을 세계에 드높인 신 선수와 코치진, 꼼꼼히 뒷바라지해 준 체조협회에 감사드린다”며 “신 선수의 꿈과 도전을 국민과 함께 응원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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