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받고, 예금빼서 청약..시중자금 블랙홀된 공모주

김인경 2021. 8. 2.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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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기업공개(IPO)' 시장이 열리면서 시중 자금이 증시로 쏠리고 있다.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해 은행 계좌에 머물던 돈뿐 아니라 빚내서 마련한 자금까지 공모주 청약에 밀물처럼 들어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연이어 대어급 공모주 청약이 있는 만큼 은행권에서 이동한 자금이 계속 증시 주변자금으로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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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로 머니무브 가열]①
7월 말 5대은행 신용대출 140조원..석달만에 최고치
카뱅 환불금 지급 후에도 신용대출 '갚기' 현상 없어
카카오뱅크 이후 크래프톤 등 8월에만 13개 청약

[이데일리 김인경 김유성 기자] ‘역대급 기업공개(IPO)’ 시장이 열리면서 시중 자금이 증시로 쏠리고 있다.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해 은행 계좌에 머물던 돈뿐 아니라 빚내서 마련한 자금까지 공모주 청약에 밀물처럼 들어오는 상황이다. 초대형 공모주들이 하루 이틀 차이로 청약에 나서면서 ‘영끌’ 공모주 투자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2일 이데일리가 취합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7월 말 기준 신용대출 규모는 140조8715억원으로 나타났다. 6월 말(139조294억원)보다 1.3% 증가한 수치로 신용대출 잔액이 140조원 선을 넘은 것은 지난 4월(142조2278억원) 이후 석 달 만이다. 특히 신용대출은 카카오뱅크의 공모주 청약 직전인 23일 137조9870억원을 기록한 후, 청약 증거금 환불일(29일) 이후에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넣었다 빼기 쉬워 단기 자금 운용에 주로 쓰이는 ‘요구불예금’은 지난달 23일 680조6875억원에 달했지만 30일에는 673조6083억원으로 일주일 사이 7조원 이상 줄어들었다.

은행에서 빠져나온 돈은 증권가를 향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청약증거금이 환불된 지난 29일 고객예탁금은 75조원까지 늘어 지난 5월 3일 이후 근 석달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대어의 청약이 끝나면 청약증거금 중 상당 부분은 증시에서 빠져나간다. 실제 상반기 IPO 대어였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SKIET)의 공모주 청약 기간(4월 28~29일) 5대 은행에서는 5조5479억원의 신용대출이 실행됐지만, 환불일인 5월 3일과 그 다음날까지 모두 5조1171억원이 다시 들어왔다. 공모주 증거금으로 냈던 돈을 빠르게 되갚는 투자자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연이어 대어급 공모주 청약이 있는 만큼 은행권에서 이동한 자금이 계속 증시 주변자금으로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요즘은 모바일로 신용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아 주말이더라도 청약 환불금이 나오면 바로 갚는 분위기였는데 이번에는 돌아온 자금이 크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6~27일 일반청약을 진행한 카카오뱅크의 증거금이 환불된 29일 HK이노엔 청약이 시작됐고 이 기업 증거금은 크래프톤 청약 이틀차인 3일 환불된다. 크래프톤의 청약 첫날 경쟁률이 2.79대 1, 증거금은 1조8000억원에 그친 것도 HK이노엔 증거금이 아직 안 들어왔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크래프톤 뒤에는 원티드랩, 엠로, 플래티어, 한컴라이프케어, 롯데렌탈, 브레인즈컴퍼니, 아주스틸, 에스앤디, 일진하이솔루스 등이 줄줄이 등장한다. 8월 중순까지 확정된 청약 일정이 13개에 달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까지 청약 일정이 연이어 남아있는 데다 공모주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도 큰 만큼 당분간 증시로 자금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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