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양식도 새벽배송 물건도..'우리 강아지 줄래!'

김은성 기자 2021. 8. 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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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유통업계 ‘펫팸족’ 공략 앞다퉈
CU, 삼계탕 등 3종 보양식 출시
11번가는 용품 ‘새벽배송’ 시작
GS, 전문몰 인수 등 과감 투자

유통업계가 반려동물 시장 선점을 위해 ‘펫팸족(반려동물+가족)’ 공략에 나섰다. 한국인 4명 중 1명 이상이 반려동물과 사는 시대를 맞아 전문몰을 인수하고 전용 브랜드를 출시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편의점 CU는 2일 반려동물의 기력 회복을 위한 보양식을 출시했다(사진). 삼계탕·오리탕·북어탕 3종으로 구성돼 반려견과 반려묘 모두 먹을 수 있다. CU는 “닭가슴살과 인삼 등 사람이 먹어도 되는 재료가 들어갔다”면서 “반려동물 먹거리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사람이 늘어 상품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CU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반려동물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7% 성장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 신장률인 30.5%를 훌쩍 넘어선다. 2018년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 ‘하울고’를 내놓은 CU는 점포에 반려동물 용품코너인 ‘CU 펫샵’을 운영 중이다.

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는 반려동물 전문 쇼핑몰 ‘스토어봄’의 새벽배송 서비스와 제휴를 맺고 반려동물 용품 1500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 11번가는 스토어봄 새벽배송 시작을 기념해 최대 20% 할인과 3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대형 유통기업 중 반려동물 사업에 가장 공을 들이는 곳은 GS리테일이다. GS리테일은 지난달 21일 사모펀드 IMM PE와 반려동물 전문몰 ‘펫프렌즈’를 공동인수했다. 반려동물 전문몰 업계에서 1위인 펫프렌즈는 고객이 입력한 반려동물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GS리테일은 펫프렌즈 외에도 반려동물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자회사로 ‘어바웃펫’을 두고 있다.

경쟁사들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몰리스펫샵은 지난해 12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하는 등 온라인플랫폼을 활용한 판로 다각화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지난 3월 펫팸족을 위한 멤버십 ‘펫클럽’을 선보였다. 펫클럽은 반려동물과 사는 고객이면 누구나 비용 없이 가입할 수 있다. 반려동물 용품 할인과 구매액에 따른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식품기업인 동원F&B와 하림, 풀무원도 전용 브랜드를 통해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저출생·고령화로 1~2인 가구가 증가하는 만큼 반려동물 시장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20년 3조4000억원인 반려동물 연관 산업 규모가 2027년에는 6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한국반려동물보고서’를 보면 2020년 말 기준 한국 가구의 29.7%(604만가구)는 반려동물 가구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1448만명으로, 한국인 4명 중 1명 이상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

반려동물이 없는 가구 중 향후 개나 고양이를 키워보고 싶다고 답한 비율은 47.8%에 달해 반려동물 가구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펫사업이 단순 판매에 집중하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온라인플랫폼을 통해 24시간 관리해주는 토털서비스로 넘어가는 도약기에 있다”며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장기적 관점으로 소비자와 접점 채널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업체들의 낮은 인지도와 브랜드 신뢰도 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업계에 따르면 반려동물 용품 시장의 70%는 해외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다. 반려동물 병원 등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신규 사업자 진입도 쉽지 않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십년 앞서서 연구하고 투자한 미국과 유럽 기업의 장벽을 넘는 게 쉽지는 않다”면서 “플랫폼 등을 이용해 유통의 강점을 살리는 확실한 차별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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