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 공식 후원하는 삼성, 왜 조용하지?
[경향신문]
후원 홍보자료 하나도 내지 않아
코로나 상황에 반일 감정 우려
이재용 가석방 심사 전 몸 사리기
‘평창 롱패딩’처럼 보통은 ‘특수’
기업들 ‘마케팅 특수’도 사라져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기업의 올림픽 마케팅과 특수가 사라졌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올림픽 후원사마다 현장에 홍보 부스를 차리고, 패션업체들은 올림픽 한정판 롱패딩을 내놔 소위 ‘대박’을 터뜨렸던 것에 비하면 한산하기 그지없다. 집에서 TV로 올림픽 경기를 보는 사람들 덕분에 치킨, 맥주, 편의점 매출이 오르고, 현대자동차가 양궁 국가대표팀의 호성적에 기술적으로 기여했다는 홍보자료를 낸 것이 전부다.
삼성전자는 올림픽의 무선분야 공식 후원사인데도 도쿄 올림픽이 절반 이상 진행된 2일까지도 올림픽과 관련된 홍보 자료를 하나도 내지 않았다. 홍보할 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출전한 선수 약 1만7000명 전원에게 ‘갤럭시S21 도쿄 올림픽 에디션’(사진)과 무선이어폰 ‘갤럭시 버즈 프로’, 전용케이스 등을 묶은 ‘구디백’을 제공했다.
갤럭시S21엔 청색 몸체에 올림픽 오륜기를 새겼다. 배경화면 및 잠금화면과 화면 속 아이콘에도 올림픽 디자인이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약 240억원 정도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이 제품들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인터넷상에서는 화제가 됐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열리는 올림픽인 만큼 홍보를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올림픽은 우리가 뭘 했다고 적극적으로 알릴 분위기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 국내에선 오히려 반일 감정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더구나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번 달 법무부의 가석방 심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올림픽 특수가 사라진 것이 특히 아쉬운 곳은 항공·관광업계다. 원래 인근 국가인 일본에서 올림픽이 열리면 한 달 전부터 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한국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기도 하고, 올림픽 관객들이 일본에 오고 가는 길에 한국을 들러 관광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올림픽이 무관중으로 열리고,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간 이동 시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이러한 특수는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내년 초 역시 인근 국가 중국에서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없었다면 올림픽 특수를 누렸을 시기에 가장 힘든 고난의 시기를 보내고 있어 더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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