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도 못 널어"..주물공장과 6년 째 쇳가루 전쟁

송국회 2021. 8. 2.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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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청주] [앵커]

공장에서 내뿜는 쇳가루에 수년 째 고통을 호소하는 곳이 있습니다.

농사는 물론, 빨래조차 제대로 널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송국회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보은군의 한 주택입니다.

집안 창문 틈마다 수북이 쌓인 검은 쇳가루가 자석에 딸려 나옵니다.

일부는 아예 틈 깊숙이 눌러 붙었습니다.

처마에서 흘러내린 빗물을 받아둔 대야에도 쇳가루가 가득합니다.

근처 배수로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물속에 자석을 갖다 대자 역시 쇳가루가 달라붙습니다.

피해 주민은 마당에 널어둔 옷에 녹이 묻거나 배추 농사를 망치는 일이 반복된다고 주장합니다.

벌써 6년째, 인근 주물 공장에서 쇳가루가 날아들었다고 말합니다.

[이천한/피해 주민 : "쇳가루가 달라붙으면 거기에 녹이 슬어서 옷을 다 망쳐서 지금 하얀 옷이 없다고 보면 돼요."]

공장 측은 1,500도로 달궈진 쇠를 모래 위에서 식히는 과정에서 쇳가루 분진이 발생할 수는 있다고 해명합니다.

그러면서도 집진시설은 모두 갖춰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공장 관계자/음성변조 : "배출 시설별로 방지 시설별로 매번 측정해서 합격해야 합니다. 합격 안 하면 인정이 안 되는 거거든요. 상반기 하반기 1년에 2번 꼭 측정하고 있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보은군은 현장 점검에 나섰습니다.

하천이나 토양에 날아든 쇳가루는 주민 건강과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면서 폐기물 일부가 공장 외부에 방치된 것을 확인했다며 폐기물관리법 위반으로 공장에 시설 개선 명령을 내렸습니다.

KBS 뉴스 송국회입니다.

촬영기자:김장헌

송국회 기자 (skh0927@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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