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해 대리비 아끼고픈 마음" 음주운전 옹호 이재명 대변인 사퇴

박진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지사 캠프 대변인. /연합뉴스

[서울경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 대선캠프 대변인이 지난달 SNS상에서 음주운전을 옹호하는 글을 올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자 2일 전격 사퇴했다.

민주당 상근부대변인 출신인 박진영 대변인은 지난달 15일 페이스북에 "음주운전은 분명 잘못된 행동이지만 대리비를 아끼려는 마음에서 음주운전을 했을 수 있다. 가난이 죄라고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음주운전 전과자의) 사회활동을 막겠다는 것은 불공정한 이중처벌"이라고 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음주운전 전과자의 공직활동 기회를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한 기사 링크를 함께 게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박 대변인의 글이 빠르게 공유됐고,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이 지사를 감싸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 신인규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자기 후보 편을 들고자 하는 욕심이 있더라도 음주운전을 가난과 결부시켜 정당화하려는 것을 어느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 해괴한 논리"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하태경 의원은 SNS 글을 통해 "2022년 대선 최악의 망언"이라며 "음주운전 전과자 이재명 지사가 대선에 출마한 것 자체가 코미디인데, 대변인까지 나서서 삼복더위에 국민들 염장을 지르나"고 적었다. 하 의원은 이어 "그동안 음주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은 대부분 비싼 외제차를 모는 부유층이었다"며 "가난해서 대리비 아끼려고 음주운전을 한다'는 것은 서민들을 모독하는 발언"이라고 했다.

논란이 일자 박 대변인은 글을 올릴 당시에는 캠프 소속이 아니었고, 지인들과의 의견 개진 목적으로 작성한 글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게시물도 비공개로 전환했다. 그래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대변인직을 사퇴의 뜻을 밝혔다. 이재명 캠프도 이를 받아들일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