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휩쓸려 갈뻔한 승리.. '연투 투혼' 조상우, 미스터 제로 부활 [도쿄올림픽]

조형래 2021. 8. 2. 20:3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조형래 기자] 갑자기 그라운드에 뿌리던 빗줄기와 함께 승리가 휩쓸려 나갈 뻔 했다. 하지만 현재 경기 중후반 위기 상황에서 언제나 마운드에 오르고 있는 조상우(27)의 연투 투혼이 분위기를 다시 바꿔놓았다.

한국은 2일 일본 카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녹아웃스테이지 2라운드 이스라엘과의 경기에서 11-1,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준결승에 선착했고 일본과 미국과의 2라운드 맞대결 승자를 기다린다.

한국은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1회 이정후의 희생플라이, 2회 오지환의 투런포로 3-0을 앞서갔다. 타선으 활화산처럼 불타오르는 듯 했다. 그러나 마지막 방점을 찍지 못했다. 득점권 응집력이 다소 부족했다. 4회까지 10개의 안타에 잔루는 6개였다. 주루사도 포함되어 있었다.

결국 달아날 수 있을 때 달아나지 못한 대가는 언젠가는 받게 되어 있는 것이 야구의 흐름이었다. 5회초가 분수령이었다. 앞선 4회말 무사 1,2루 기회에서 박해민의 주루사로 기회가 연결되지 못하며 찬물이 끼얹어졌다. 3회까지 퍼펙트였던 선발 김민우는 4회 피안타 2개를 허용하더니 5회 1사 후에는 미치 글래서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앞선 경기들에서 호투하던 선발들이 갑자기 한 방을 얻어맞고 분위기를 헌납한 것을 확인한 한국은 무실점 역투를 펼치던 김민우를 한 박자 빠르게 마운드에서 내렸다. 경험이 만든 조기 교체였다. 최원준이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최원준이 마운드에 오를 때 즈음 빗줄기가 거세게 요코하마 스타디움에 뿌리기 시작했다. 화면으로 봐도 굵은 빗줄기였다.

비와 함께 한국에 암운이 드리우는 듯 했다. 최원준은 첫 타자 잭 펜프라제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2사 1루에서 9번 타자 스카티 부챔에게 사구를 허용해 2사 1,2루로 위기를 증폭시켰다. 앞선 경기들에서 장타력을 과시한 타자들이 줄줄이 등장했다. 최원준은 굵어지는 빗줄기에 밸런스를 제대로 잡지 못했고 불어나는 부담감에 짓눌리며 자신 있는 투구를 펼치지 못했다. 결국 킨슬러에게 볼넷을 내줘 2사 만루를 자초한 뒤 대니 발렌시아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3-1로 추격을 당했다.

최대한 투수를 아끼면서 준결승으로 향해야 하는 상황에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최원준의 난조는 한국 벤치의 예상에 없던 시나리오였다. 결국 전날(1일)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1⅓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30개의 공을 던진  투조상우를 호출했다. 소속팀 키움에서는 마무리 투수 역할을 맡고 있지만 현재 김경문 감독은 조상우를 마무리 투수가 아닌 경기 중후반 멀티 이닝을 맡기는 필승조로 쓰고 있다. 7,8회가 아닌 이날 처럼 5회나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위기 상황을 차단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카드라는 믿음이 담겨 있다.

그래도 전날 30구 투구 이후 연투였고 상황도 위기였다. 체력적, 심리적으로 모두 부담이었다. 2사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는 앞선 한국전 멀티 홈런을 때려낸 라이언 라반웨이. 강타자였기에 신중한 투구를 펼쳤다. 조상우의 투구에 라반웨이의 배트가 쉽게 나오지 않았다. 결국 3볼 1스트라이크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다. 150km에 가까운 구속을 찍는 주무기인 패스트볼도 145km 정도밖에 찍히지 않았다. 연투의 여파가 있는 듯 했다. 그러나 조상우는 어떻게든 위기를 극복했다. 5구 째 몸쪽 패스트볼에 라반웨이의 배트가 끌려나왔고 투수 뜬공으로 직접 위기를 극복했다.

결국 조상우가 위기를 극복한 뒤 한국은 5회 7득점을 뽑아내는 빅이닝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고 7회 콜드게임 승리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6회초 2사까지 책임을 진 뒤 공을 원태인에게 넘겼다.

현재 조상우는 3경기 등판해  4⅓이닝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미스터 제로’의 위용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부활했다. 연투를 펼쳤고 이제 하루 휴식을 취하고 준결승을 준비한다. 필승카드 조상우의 활약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