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스트리트] 여서정의 아빠

파이낸셜뉴스 2021. 8. 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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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폴란드전에서 2대 0으로 앞선 후반 44분 거스 히딩크 감독은 공격수 설기현을 빼고 차두리를 기용했다.

월드컵 진출 48년 만의 첫 승이자,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중요한 경기의 승리를 지키려는 '신의 한 수'였다.

이날 경기의 실시간 시청률은 무려 27.53%를 기록, 지금까지 한국 선수가 출전한 경기 중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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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서정이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도마 결승에서 동메달을 수여받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2002년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폴란드전에서 2대 0으로 앞선 후반 44분 거스 히딩크 감독은 공격수 설기현을 빼고 차두리를 기용했다. 월드컵 진출 48년 만의 첫 승이자,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중요한 경기의 승리를 지키려는 '신의 한 수'였다.

차두리가 교체투입되자 MBC 해설위원으로 활약 중이던 아버지 차범근은 매우 당황했다. 최대한 자제하던 차범근은 차두리가 골에 가까운 장면을 만들자 "차두리, 쇄도는 참 잘했는데요"라고 흥분하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대표팀의 8강 진출이 확정되자 "저기 우리 아들도 있지 않습니까?"라는 편파적(?) 멘트를 날려 두고두고 화제가 됐다.

'한국축구의 레전드' 차범근은 최근 한 공중파 예능프로그램에 출연, "두리는 아무리 잘해도 아빠와 비교를 당했다. 팬들 성에도 안 차고 본인도 스트레스였다. 그래서 미안하고, 그럼에도 잘해줘서 고맙다"고 애잔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도쿄올림픽 도마 종목에 출전한 '도마 공주' 여서정이 여자체조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현역 시절 '도마의 신'으로 불리며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여홍철의 딸이다. 한국 스포츠 사상 첫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 탄생이다.

이날 KBS 해설위원으로 경기를 해설한 여홍철은 딸이 1차 시기에서 최고 난도의 기술을 성공하자 "착지가 거의 완벽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메달의 색깔을 결정하는 2차 시기 착지 때 실수가 나오자 말을 잘 잇지 못했다. 딸의 동메달이 확정되고서야, "동메달입니다. 아악!" 하고 소리를 질렀다.

이날 경기의 실시간 시청률은 무려 27.53%를 기록, 지금까지 한국 선수가 출전한 경기 중 가장 높았다. 특히 아빠가 딸의 경기를 해설한 KBS가 11.5%로 월등하게 높았다. MBC는 8.36%, SBS는 7.67%에 그쳤다. 시청자들은 아빠가 해설하는 방송을 택했다. '부녀 메달리스트'의 진귀한 탄생을 아빠의 입을 통해 즐기고 싶었던 모양이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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