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과천에 임대주택 짓겠다는 게 문제"..13만가구 공급 지지부진
용지 선정 때 민의 수렴 안 해
서울市마저 정부 대책에 반기
1만가구 공급 약속한 태릉CC
주민반발에 개발 첫 발도 못떼
재건축 인센티브도 효과 없어
주민들 "차라리 민간으로 개발"
◆ 8·4공급대책 1년 ◆
국토부는 "지자체와 계속 협의를 하고 있다"며 "8월 중으로 공급 규모 등 상세한 계획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 핵심 관계자는 "태릉과 관련해 서울시 입장은 기존과 바뀐 게 없다"며 국토부가 추진 중인 주택 공급에 선을 긋는 모양새다.
용산 캠프킴 용지(3100가구) 역시 개발 밑그림을 담은 지구단위계획과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용산 지구단위계획 열람안에 따르면 용산구는 이 땅을 상업지역으로 용도 지정하고 상업·업무·문화 등 전략 용도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주택 공급용으로 쓸 땅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거센 주민 반발에 '백지화'된 사례도 나왔다. 정부는 올해 6월 정부과천청사 일대 4000가구 공급 계획을 철회하고 과천지구 등 대체 용지를 마련해 목표 가구 수를 웃도는 43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주민들은 협의 없이 공급 계획이 발표됐다며 '시장 주민소환'까지 추진하며 강하게 맞섰다.
소규모 필지라고 공공주택 건립이 원활한 것도 아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보유한 여의도 용지(약 8200㎡)가 대표적 사례다. 국토부는 이곳에 공공주택 3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으나 여의도입주자대표회의 등 주민들은 이에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아파트 외벽에 내걸며 항의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치솟는 집값을 잡는 역할은 기대할 수도 없다. 2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8·4 공급 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해 7월 말 3억8026만원에서 11개월이 지난 6월 말 4억2606만원으로 12.05% 올랐다.
8·4 공급 대책이 사실상 실패한 이유로는 3가지가 꼽힌다. 먼저 임대주택에 대한 국민 거부감을 간과했다. 태릉CC나 정부과천청사 등은 지구 지정도 안 된 상태라 임대주택이 어느 정도 비율로 들어갈지는 전혀 결정된 바 없다. 그럼에도 현 정부가 주택의 공공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규 택지에도 공공임대주택이 대거 들어올 것이란 인식이 주민들 사이에 퍼져 있다.
마지막으로 주민들에게 약속한 인센티브도 충분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8·4 공급 대책의 하나인 '공공재건축'은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는 대신 임대주택 비율을 높인다는 개념이다. 기존 재건축 방식 기준으로는 재건축 이후 전체 가구 수의 10% 정도가 임대물량이었다면, 공공재건축을 통해 가구 수가 대폭 늘어나도 전체의 25%가 임대주택이 되는 식이다. 하지만 대다수 재건축 아파트 소유자들은 분담금을 더 내더라도 용적률이 낮아 쾌적하고 임대주택 부담도 없는 기존 재개발을 선호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공공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강남 서울의료원이나 정부과천청사 용지 등 핵심지에 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엉뚱한 대책이 나온 것"이라며 "주민들 목소리를 조금만 들었어도 이런 용지 선정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8·4 공급 대책에 민간을 참여시키고 일부 규제를 거두기만 했어도 벌써 사업에 착수한 지역이 나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은 기자 / 이축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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