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TV·애니콜..직원이 만든 '삼성 박물관'
추억담긴 331점 물품 기증
공장 준공기념 '반찬통'에
합병 전 계열사 사보도 제공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SIM)이 주관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옛 물품을 기증받는 캠페인을 실시했다고 2일 밝혔다. '나의 소중한 추억으로 만들어가는 삼성전자의 역사'라는 이름이 붙은 이번 행사는 회사의 역사를 돌아보고 애사심과 연대감을 공유하기 위해 진행됐다.
이번 캠페인은 올해 6월 21일부터 지난달 12일까지 총 21일간 운영했다. 캠페인에 참여한 임직원은 119명이다. 이들은 회사의 역사적 발자취를 보여줄 수 있는 신규 자료 331점을 기증했다. 삼성전자는 "회사는 이번 기증 행사를 통해 사료 수집과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느꼈다"며 "임직원의 기증 문화 정착을 유도해 SIM이 삼성전자의 아카이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행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각자 소장해온 다양한 자료를 내놨다. 이번에 기증된 자료를 보면 기술 개발 자료, 문서, 영상, 사진은 물론 임직원들이 구입해 사용하던 회사 제품도 많다.
한 기증자는 삼성전자의 애니콜 휴대전화 브랜드 초창기 제품(모델명 SCH-200)을 내놨다. 이 전화는 삼성전자가 휴대전화 시장에 뛰어든 지 얼마 되지 않은 1990년대에 출시됐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기증자는 이 전화기를 사용하며 배우자와 결혼 전에 많은 추억을 쌓았다고 한다. 기증자 부부는 이제는 충전기도 작동하지 않는 이 모델을 회사에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회사는 "기증자의 소중한 기억이 담긴 애니콜 SCH-200은 단순한 자료 수집을 넘어 과거와 현재, 미래의 우리를 하나로 묶는 삼성전자의 연결고리"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기증자는 1989년 자신이 처음 삼성전자에 입사하며 개발에 참여한 창문형 에어컨을 회사에 돌려줬다. 이 기증자는 젊은 시절 열정을 바쳐 만든 에어컨을 보관하다가 퇴직하면서 기념으로 기증했다고 한다. 기증자는 "최근 창문형 에어컨 제품이 다시 각광받고 있는데, 그 기술의 원천인 1980년대 제품을 기증해 연구 업적을 회사에 남기고 싶었다"고 회사에 전했다.
이번에 들어온 기증품 가운데 회사의 역사를 보여주는 사료도 다양하다. 그중 하나는 충남 온양에 반도체 공장을 준공할 당시 임직원들에게 나눠준 반찬통이다. 이 물품 기증자는 온양공장 준공 기념 반찬통과 임직원 생일 축하품으로 제공된 다기세트를 회사에 기증했다. 모두 기증자의 부모가 삼성전자에 근무하며 받은 물품이다. 기증자 역시 삼성전자 현직 직원이다.
이 밖에 2010년 옛 삼성LED(현 삼성전자 LED 사업부)에 입사했던 한 직원은 삼성LED의 사보(社報)를 기증했다. 삼성LED는 2011년 삼성전자에 합병됐다. 이 기증자는 회사를 아끼는 마음에 이사를 몇 번이나 다니면서 사보를 보관해오다가 이번에 기증했다고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늘의 삼성전자를 만든 것은 과거의 삼성전자임을 기억하고 그 성취를 계속해서 보존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흑백TV·애니콜…직원이 만든 `삼성 박물관`
- 잘나가는 HMM 파업기로…향후 2주 분수령
- "주부 고민 다 해결"…불티나게 팔리는 의외의 생활가전
- 삼양그룹 온라인 경영회의…김윤회장 "디지털 혁신 지속"
- 승객 없어도 대한항공 저력있네…화물기로 바꾼 여객기 1만번 떴다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영업이익률 40% 넘는 저가 커피 [편집장 레터]
- 하니, ‘10살 연상’ ♥양재웅과 결혼 발표 “함께하고 싶은 사람 만나”...EXID 첫 유부녀 탄생 - M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