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에서 대변인까지, 재부상한 국힘 젠더 이슈 논란.."당 확장성엔 독"

김유승 기자 2021. 8. 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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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우 "'안산 페미' 논란 핵심은 남혐용어 사용"..여권 일제히 비판
"공당으로서 국민 전체를 보고 메시지를 낼 수 있어야"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이준석 대표의 '여가부 폐지' 발언으로 젠더갈등 논란에 휩싸였던 국민의힘이 안산 선수와 관련한 양준우 대변인의 발언으로 인해 또다시 홍역을 앓고 있다.

올림픽 양궁 3관왕인 안산 선수의 '페미니스트' 논란과 관련해 양 대변인이 "이 논란의 핵심은 (안 선수의) '남혐 용어 사용'에 있다"고 발언하자 여권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면서다.

지난달 페미니스트 논란으로 안산 선수가 온라인상에서 비난을 받자 여성계와 일부 정치권이 나서 안 선수를 두둔했다. 이에 양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 외국인이 안 선수에게 '왜 머리가 짧으냐'고 번역기 돌려 물었는데, 이게 한국 남성의 여혐 사례로 둔갑해 인터넷서 확대 재생산된 결과"라며 "논란의 시작은 허구였지만 안 선수가 남혐 단어로 지목된 여러 용어를 사용했던 것이 드러나면서 실재하는 갈등으로 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논란의 핵심은 '남혐 용어 사용'에 있고, 레디컬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에 있다"며 "이걸 여성 전체에 대한 공격이나, 여혐으로 치환하는 것은 그동안 레디컬 페미니스트들이 재미 봐왔던 '성역화'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여권에선 비판이 쇄도했다. 정세균 캠프 대변인을 맡은 장경태 의원은 지난 1일 "국민의힘의 젠더갈등 질주, 독재정당에서 혐오정당으로 변모하나"라며 "이준석 대표는 논란의 시작부터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당의 뿌리를 독재에서 혐오로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하고 싶은 것인지 진지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범여권의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지난달 31일 양 대변인의 주장에 대해 "폭력의 원인을 선수에게 돌리고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페미니즘을 빌미 삼은 온라인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양 대변인을 두둔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2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양 대변인이) 논평의 형식이 아니라 SNS상에서 본인의 의견을 피력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양 대변인이 만약 여성 혐오 개념을 조금이라도 썼거나 거기에 대해 부적절한 인식을 갖고 있다면 제가 징계하겠다"면서도 "그런데 양 대변인은 여성 혐오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한 바가 없다"라고 두둔했다.

다만 양 대변인의 발언이 이 대표의 '여가부 폐지' 논란에 이어 또다시 국민의힘발(發) 젠더 갈등 논란을 낳은 것을 두고 당 외연 확장에 한계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의 당선 이후 전국민 정당 지지도에서 여성은 주로 민주당 쪽으로 기울고, 남성은 국민의힘 쪽으로 기우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젠더 이슈 역이용이 2030 세대 남성의 지지율은 끌어당길 수 있지만 반대로 여성의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6~27일 성인 남녀 2058명(남성 1326명·여성 7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성별 간 지지 정당을 살펴보면 남성들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40.5%(민주당 지지 32.6%)로 평균 이상이었다. 반대로 여성은 국민의힘(31.8%)보다 민주당 지지율(36.6%)이 더 높았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특이 청년층의 경우 18~29세 남성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55.1%인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14.9%였다. 반면 같은 연령대(18~29세) 여성들의 민주당 지지율은 42.1%로 22.5%인 국민의힘 지지율을 크게 앞섰다.

엄 소장은 "이 대표 등의 그동안 발언을 보면 여가부 폐지와 같은 20·30대 남성을 목표로 한 메시지들이 많았다"며 "공당으로서 젠더 갈등에서 어느 한쪽의 편 드는 듯한 메시지보다는 국민 전체를 보고 메시지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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