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장' 중국 제조업 지표 1년여만에 최악(종합)

신정은 2021. 8. 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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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차이신 제조업 PMI 50.3..에상 밑돌아
"기업, 고용·원자재 구매 신중..경기 하락 압박 커"
시진핑 주재 회의 "유동성 유지·중소기업 지원"
사진=신정은 기자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세계의 공장’ 중국의 제조업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공식 제조업 지표에 이어 민간 지표도 코로나19가 가장 심각했던 지난해 상반기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예상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하반기 경제 성장을 위해 새로운 부양책을 꺼낼지 주목된다.

중국 7월 민간 제조업PMI 예상 밑돌아

2일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이 발표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3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51.0)는 물론 전월(51.3)을 밑도는 수치로, 지난해 4월(49.4)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다만 14개월 연속 확장 국면은 유지했다.

PMI는 제조업 경기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선행 심리 지표다. 기준선인 50을 넘으면 경기확대, 넘지 못하면 경기위축을 의미한다.

7월 지표는 기준점인 50을 넘긴 했지만 수요가 1년여만에 처음으로 위축 국면에 접어들었다. 제조업 생산지수와 신규 주문지수는 각각 16개월, 15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외부 수요는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7월 신규 수출주문 지수는 기준선을 넘어섰다. 제조업 구매가격지수와 출고 가격 지수가 모두 하락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완화됐으나 여전히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공업 금속 가격이 높은 수준이라고 차이신은 분석했다.

중국에서 국지적인 홍수, 코로나19 확산, 반도체 등 상품 부족으로 물류 인도 기간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7월 공급자 공급 시간 지수는 위축 구간에 머물렀다.

중국 제조업체들은 향후 1년간 성장 전망을 대체로 낙관했으나 낙관도는 15개월만에 최저점으로 떨어졌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공급망 차질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중국 국가통계국의 공식 제조업 PMI는 더 상황이 좋지 않았다. 7월 공식 제조업 PMI는 50.4으로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이 본격화한 작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장 예상치인 50.8에도 못미쳤다.

공식 제조업 PMI는 대형 국영기업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차이신 PMI는 영국 시장조사업체 IHS마킷과 함께 주로 소규모 민간 제조 기업이나 수출 업체들을 조사한다.

왕저(王喆) 차이신 수석 경제학자는 “7월 제조업 확장의 한계는 둔화되고 시장 공급은 계속 늘어 수요의 압박이 시작됐다”며 “기업들은 고용과 원자재 구매를 확대하는데 있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국민 경제 회복의 기초가 결코 탄탄하지 않으며 경기 하락의 압력이 여전히 크다”고 덧붙였다.

중국 공식 제조업 PMI(초록색)와 차이신 제조업 PMI(보라색) 추이. 사진=차이신
하반기 성장둔화 우려…부양책 꺼내나

7월 주요 지표가 예상을 밑돌면서 중국 안팎에서는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 1분기 18.3%로 최고점을 찍은 후 2분기 7.9%로 뚜렷하게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경제는 기저효과로 상반기에는 높고 하반기로 갈수록 낮아지는 ‘상고하저’(上高下低)의 특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정도가 심각하다면 중국 정부는 새로운 부양책을 꺼내들 가능성도 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한 데다 ‘철통방역’을 고집해온 중국 마저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시달리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 운송 지연, 공급망 차질 등도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기존의 8.4%보다 0.3%포인트 낮은 8.1%로 내렸다.

중국 최고 지도부는 최근 하반기 온건한 통화정책을 유지해 나갈 것을 재확인하면서도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회복 지원을 이어나가겠다는 기조를 밝혔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권력의 최고 핵심 기구인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지난달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회의를 열어 경제 현황을 분석·점검하고 하반기 정책 우선순위를 결정했다. 중앙정치국은 회의에서 현재 세계의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지속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외부 환경은 더욱 복잡 심각해지고 있고, 국내 경제 회복은 불안정하고 불균형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경제 사업을 위해 새로운 개발 이념을 관철하고 공급 측면의 구조 개혁을 심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거시경제 정책은 연속성·안정성·지속가능성을 유지하며 합리적인 구간에서 경제성장률을 견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온건한 통화정책으로 유동성을 유지하며 중소기업과 어려운 사업의 경우 계속해서 회복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도 밝혔다.

아이리스 팡 IN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제조업 및 비제조업 성장둔화의 요인이 모두 사라지지 않았다”며 “시 주석이 주재하는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발표됐듯 중국의 정책은 단기 성장 모멘텀을 희생하더라도 장기적인 경제적 안정을 이루기 위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정은 (hao122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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