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권 학생에게 불리"..교원 10명 중 7명, 고교학점제 반대

한민선 기자 2021. 8. 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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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교원 10명 중 7명은 2025년에 전면 시행될 고교학점제 도입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 결과, 고교 교원들은 2025년에 고교학점제를 전면 도입하는 것에 대해 72.3%가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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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오전 경기도 구리 갈매고등학교에서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고교학점제는 대학생처럼 고교생도 진로,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고 누적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하는 제도다. /사진=뉴스1


고등학교 교원 10명 중 7명은 2025년에 전면 시행될 고교학점제 도입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16~19일 전국 고교 교원 22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교학점제에 대한 고교 교원 2차 설문조사'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설문 결과, 고교 교원들은 2025년에 고교학점제를 전면 도입하는 것에 대해 72.3%가 반대했다.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학교현장의 제도 이해 및 제반 여건 미흡'(38.5%), '학생 선택 및 자기주도성 강조가 교육의 결과를 온전히 담보할 수 없음'(35.3%) 등을 꼽았다.

응답자의 91.2%는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과목선택이 확대될 경우 교사 수급 불가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10명 중 9명 이상이 대입에 유리한 과목 위주로 선택하고, 이수하기 쉬운 과목에 쏠리는 문제가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고교학점제가 어느 학력계층에 있는 학생에게 가장 불리하겠느냐는 질문에는 '하위권 학생'(47.2%)이라는 응답이 절반을 차지했다. '중위권 학생'이라는 응답은 25.0%, '상위권 학생'이라는 응답은 13.1%로 나타났다.

정부 의도와 달리 교원들은 고교학점제를 도입해도 학교서열화 해소를 기대할 수 없다고 인식했다. 고교학점제 도입과 자사고·외고 폐지가 학교 서열화를 극복하는 효과가 있겠느냐는 항목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45.5%)는 응답이 '그렇다'(33.8%)는 응답보다 높았다. 고교학점제를 도입해도 명문학교 선호 현상이 증가할 것이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렇다'는 답변이 78.4%를 기록했다.

교총은 "서술형 답변을 살펴보면, 현장 교원들은 고교학점제가 상위권 학생에게는 다양한 기회를 부여할 수 있지만 하위권 학생에게는 이도저도 아닌 형식상의 교육이수에 그치거나 이해와 신념 없이 편한 선택을 하게 만들어 양극화를 가속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밝혔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준비되지 않은 고교학점제의 졸속 도입은 오히려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교육불평등만 심화시킬 수 있다"며 "학급당 학생수를 20명 이하로 감축시키고 다양한 교과를 가르칠 수 있도록 정규교원 확충 대책과 도농 교육격차 해소 방안 등부터 마련하고 차근차근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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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선 기자 sunnyda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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